이라크에 주둔 중인 영국의 탱크부대 지휘관이 재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방탄복을 입지 않아 죽음으로 내몰렸다고 그의 사고원인을 조사해 온 잉글랜드 옥스퍼드셔주의 검시관이 17일 주장했다.
로열 탱크 연대의 스티브 로버츠 연대장은 지난 2003년 3월 24일 이라크 남부도시 아즈주바이르의 외곽 검문소에 인력을 배치하던 중 총격을 받아 사망했었다.
당시 로버츠는 현장에 나타나 돌을 던지는 이라크인을 향해 총을 발사하려 했으나 그의 브라우닝 권총이 작동하지 않아 실패했으며, 인근의 챌린저 탱크 위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다른 영국군이 그를 보호하기 위해 쏜 고성능 기관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러나 이 영국군은 단거리에서 쏘면 고성능 기관총의 명중률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만 아니라 군수물자 공급이 달려 로버츠는 3일 전에 개인 방탄복을 포기해야 했다고 검시 배심에서 드러났다.
로버츠가 사고 당시 개량된 방탄복을 착용하고 있었더라면 숨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옥스퍼드셔주의 검시관인 앤드루 워커는 판정했다.
워커 검시관은 "기본 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군인을 전투지역에 보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버츠 연대장도 생전에 녹음된 테이프를 통해 당시 보호장비가 부족한 현실을 비판했다.
로버츠의 미망인인 사만사는 군은 로버츠가 사망한 이후 개량 전투 방탄복 공급정책을 바꿨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도 이날 "사고당시 로버츠가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면 그는 지금 생존해 있을 것"이라고 정책실패를 인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영국 국방부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영국군에게 불량 탄약이 지급돼 미군과 캐나다군으로부터 탄약을 빌려 사용한 적이 있다는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한 바 있다. (런던 AP=연합뉴스) mingjoe@yna.co.kr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영국 국방부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영국군에게 불량 탄약이 지급돼 미군과 캐나다군으로부터 탄약을 빌려 사용한 적이 있다는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한 바 있다. (런던 AP=연합뉴스)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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