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송유관 폭발
최소 200명 이상 희생
‘석유약탈’로 화재난듯
‘석유약탈’로 화재난듯
26일 새벽(현지시각)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 라고스에서 송유관 폭발사고로 석유제품을 담아가려던 주민 수백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전날 밤 절도범들이 부순 송유관이 폭발하면서 최소한 200명이 불타 숨졌다고 현지 적십자사의 발표를 따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적십자사 고위 관계자인 을레 올라디메지는 “(사망자가) 200명 이상이며, 계속 수를 세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장에 500구에서 많게는 700구의 주검이 널브러져 있다는 자사 사진기자의 말을 전했다. 구조 관계자는 “희생자들은 모두 숯덩이처럼 타버렸다”며 “해골만으로 주검을 구분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적십자사 등은 맹렬하게 치솟는 화염과 연기 때문에 현장 접근이 힘들어 구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폭발 이유 등 사고 경위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현지 경찰은 “송유관이 약탈당했다”고 밝혔다. 송유관이 파괴돼 석유제품이 흘러나오자, 라고스의 인구밀집 지구인 아둘 에그바 지역 주민들이 이를 주워담기 위해 몰려들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지만, 정제시설이 적어 주민들은 석유 부족을 겪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며칠 전부터 라고스에서는 기름을 사려면 주유소에서 몇시간 동안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라고스 외곽에서는 지난 5월에도 절도범들이 송유관에 구멍을 내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나 100여명이 숨졌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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