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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랍권에서 헤즈볼라 인기 시들(?)

등록 2007-01-31 01:18

지난해 레바논을 침공했던 이스라엘 군과 밀리지 않는 싸움을 해 아랍권에서 인기가 폭발했던 헤즈볼라에 대한 아랍 대중의 지지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는 작년 이스라엘 군과의 전쟁 후 아랍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정치세력이 됐다.

수니파도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아랍의 영웅이라고 칭송할 정도였다.

과거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쓰라린 패배를 거듭 맛본 아랍권에서는 "헤즈볼라가 아랍의 자존심을 회복했다"거나 "아랍연합군이 하지 못한 일을 헤즈볼라가 해냈다"는 말도 유행했다.

아랍권 언론도 작년 여름의 레바논 전쟁 후 헤즈볼라와 나스랄라를 찬양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주도의 반정부 투쟁이 장기화하고,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처형에 대한 헤즈볼라의 반응을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헤즈볼라의 좋았던 이미지가 손상됐다고 알-자지라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지난 23일 헤즈볼라 주도로 레바논에서 펼쳐진 총파업 투쟁은 많은 아랍 대중을 실망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서방권이 지지하는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 투쟁에 참가한 헤즈볼라 지지자들은 폐타이어를 거리에 쌓아 놓고 불을 질러 레바논 전역의 도로를 봉쇄했다.


발이 묶인 대다수의 레바논 국민은 전국을 마비시킨 이런 투쟁방식에 불만을 갖게 됐고, 헤즈볼라의 평화적이지 않은 투쟁을 TV로 지켜본 아랍권 대중의 마음 속에서도 헤즈볼라에 갖고 있던 호감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시리아의 정치분석가인 아크람 알-빈니는 "헤즈볼라는 저항조직에서 권력을 추구하는 전사로 이미지가 바뀌어 가고 있다"며 최근의 총파업은 헤즈볼라가 대화보다는 협박과 독단의 언어를 선호한다는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이뤄진 후세인 처형과 관련해 헤즈볼라 측이 보인 반응도 헤즈볼라의 인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선전기관 역할을 하는 알-마나르 TV는 후세인이 시아파 참관인들의 조롱을 받아가며 처형돼 수니파 아랍인들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후세인의 처형과 처형 방식에 환호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내보내 아랍 대중의 분노를 야기했다.

요르단의 알-가드 신문 편집장인 아이만 알-사파디는 시아파의 수니파에 대한 보복으로 비춰진 후세인의 처형은 수니파가 다수인 아랍권에 큰 충격을 줬다며 헤즈볼라는 이를 환영함으로써 아랍 대중의 지지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르단과 다른 아랍 국가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가 예전과 같지 않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스랄라는 지난 19일 알-마나르 TV 회견에서 헤즈볼라가 권력이나 대중의 인기를 좇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스라엘이 포로로 잡고 있는 레바논인들을 넘겨받기만 하면 모든 언론과 아랍권이 자신을 욕해도 좋다고 말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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