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공격 건수 변화
이라크전 뒤 외려 6배 늘어
이슬람 강경노선 확산돼 역효과
이슬람 강경노선 확산돼 역효과
미국이 벌이는 ‘테러와의 전쟁’ 뒤 오히려 테러가 6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뉴욕대 ‘법과 안보센터’ 연구팀이 2001년 9·11테러부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개시된 2003년 3월20일까지의 시기와 이후부터 2006년 9월30일까지를 비교·분석한 결과, ‘지하드’(성전)를 내세운 이슬람 저항세력의 테러는 세계적으로 연평균 607%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침공 전에는 해마다 28.3건의 테러가 일어나 501명이 숨졌지만, 이후 기간에는 199.8건이 발생해 168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결과는 미국 정치시사 격월간 <머더존스> 3·4월호에 발표됐다. 특히 아랍국가에서는 이라크 침공 뒤 테러가 445% 늘어, 사망자도 783%가 증가했다. 테러의 80%, 사망자의 67%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했다.
이 두 나라를 제외하더라도 세계적으로 테러공격은 35%, 사망자는 12%가 늘어났다. 2005년 7월 무슬림 청년이 저지른 영국 런던 지하철 테러로 52명이 숨진 게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는 이라크 전쟁이 이슬람 강경노선을 확산시켰으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얼마나 역효과를 내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가 이라크 침공의 영향에 대한 통계적 조사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작성된 미 행정부 16개 정보기관의 합동보고서는 “이라크 공격으로 이슬람 과격파들이 표방하는 지하드에 대한 지지가 확산돼, 테러위협이 이라크전 이전보다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영국 <비비시>(BBC)가 2005년 12월 35개 나라 국민을 조사한 결과, 평균 60%가 이라크 전쟁 뒤 테러 위협이 더 커졌다고 대답한 바 있다. 하지만,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1월(당시 국가정보국장) 의회 청문회에서 “이라크 전쟁 뒤 이슬람 극단주의가 확산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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