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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두바이 한인무역상 “미, 이란 공격설 파다”

등록 2007-03-22 17:02

“현금결제 선호하고 수출대금 회수도 어려워”

"점점 수출대금이 회수가 안 되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문제를 둘러싸고 미군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하면서 그 여파가 실제 두바이의 무역업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폭 170㎞ 정도의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이란과 무역이 활발한 두바이에 본부를 둔 한인 무역상들에 따르면 최근 대(對) 이란 무역사업 규모를 일시 축소하는 추세다.

두바이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과 두바이의 비석유 부문 교역규모는 80억 달러에 이르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전체인구의 10% 정도인 40만명이 이란인일 정도로 양국은 긴밀한 관계다.

`기적'이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급성장을 하는 두바이의 자금원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라는 사실은 이미 널러 알려져 있다. 두바이엔 이란인 기업이 8천곳에 이르고 두바이의 이란 총영사관은 이란의 가장 규모가 큰 재외 공관이다.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국가인 UAE가 미국의 `앙숙'인 이란인에 의해 유지되는 것은 `아이러니'다.

1988년부터 이란과 직물과 원사 관련 무역을 해왔다는 한국인 무역상 김모씨는 22일 "카타르에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미군이 2만명이 배치됐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미국이 곧 이란을 공격하리라는 전망이 이란 무역업계에 파다하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설이 정설처럼 여겨지면서 수출대금이 회수가 안된다"며 "일단 소비자 경제가 어려운 이란에서 현금회전이 안되기 때문이고 이란 구매자들이 `곧 전쟁이 나는 데 버티면 되겠지'하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란 무역업자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재고부터 처분하면서 수출 물량도 크게 줄었다는 게 김씨의 전언이다.

김씨는 "이란은 에너지, 석유화학제품, 농업 등에서 자급자족이 충분한 나라지만 경제의 정체로 국민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며 "심지어 미국이 공격을 해 이란 강경 정권을 흔들어야 뭔가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는 여론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철통 같은 정보정치로 쿠데타와 같은 내부 변혁은 어렵기 때문에 외부 자극 요인이 아니면 현 상태가 지속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10여년간 이란에 기계류 무역을 하고 있다는 정모씨도 "이란에서 곧 전쟁이 난다는 정보가 무역업자 사이에 돌면서 되도록 수출대금은 현금결제를 한다"며 "새 수출계획을 추진하다 현재 일시 중단했다"고 이란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그는 특히 두바이에 있는 중소규모의 대 이란 무역상들이 예전처럼 신용장을 통한 거래를 하다가 갑작스런 전쟁으로 지급 불능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정씨는 "산유 부국인 이란이 `오일 머니'를 국민 경제에 쓰지 않고 헤즈볼라 같은 테러 세력에 지원하는 데 대해 이란 국민의 불만과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다"며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현 정권은 크게 위협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무역상은 모두 이란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이란이 곧 `큰 일'을 당하지 않겠느냐며 대 이란 경제 제재가 풀리기만 하면 인적ㆍ물적 자원이 풍부한 이란은 중동의 중심국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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