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수도 시가전 나흘째…주민 150여명 사망

15년래 가장 치열한 교전..대통령 피신.무정부상태

동부 아프리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과도정부-에티오피아 연합군과 반군 사이에 연일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져 주민 150여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매체가 보도했다.

이번 시가전은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4일째 벌어지고 있다. 탱크와 야포가 동반된 교전 와중에 주민 150여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인터넷 언론 소말리넷이 전했다.

그러나 거리엔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널려 있는 상태로 사상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1일엔 대통령궁에 11발의 포탄이 날아들었으며, 궁에 있던 에티오피아군은 도시 여러 곳을 향해 야포 공격을 가했다.

앞서 압둘라히 유수프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헬리콥터를 이용해 모가디슈에서 북서쪽으로 240㎞ 떨어진 바이도아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말리넷은 덧붙였다.

지난 1991년 정부 붕괴 이후 모가디슈에서 벌어진 가장 치열한 접전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이번 교전은 에티오피아-과도정부 연합군이 모가디슈에 잔존하고 있는 이슬람급진세력 민병대를 소탕하기 위한 데서 비롯됐다.

연합군에 의해 축출된 이슬람군벌(UIC)계 반군은 모가디슈에만 약 3천500명 존재하는 것으로 정부측은 추정하고 있다. 이달초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소속 우간다병력이 모가디슈에 도착하자마자 잇따라 피습을 당하는 등 반군의 공격이 강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오는 16일 모가디슈에서 전국 부족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국가통합을 위한 대규모 회의를 앞두고 있는 소말리아 정부로선 치안 확보를 위해 잔존 민병대 세력의 소탕에 나서게 됐다.

또 에티오피아군이 조속한 시일내에 소말리아에서 철수할 계획이어서 철군에 앞서 이슬람군벌 세력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교전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바람에 주민의 피해가 크게 발생하고 있으며 수천명의 주민이 모가디슈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더욱이 교전으로 인해 집안에 갇혀버린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태다.

앞서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난달 30일 반군 200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으며 반군 측도 에티오피아군 헬리콥터 1대를 격추, 승무원 2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성명을 통해 "교전으로 인해 수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을 개탄한다"며 "교전 당사자들은 국제법을 준수해 일반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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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특파원 [e-mail]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