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 2의 천연가스 생산국인 이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형태의 가스 수출국간 카르텔 조직인 이른바 `가스 OPEC' 창설에 분명한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가스수출국포럼 참석차 8일 도하에 도착한 카젬 바지리 하메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번 포럼이 그 방향(가스 OPEC 창설)으로 간다면 이는 가스 생산국의 위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가스 OPEC 창설을 지지한다는 발언인 셈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점차 비중이 높아지는 에너지 자원인 천연가스 시장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카르텔 형성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앞서 호세인 카젬푸르 아르데빌리 이란 OPEC 대표는 이날 이란 메흐르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포럼에서는) 가스 OPEC 창설보다 가스 수출국간 협력 증진이 논의될 것"이라며 "카르텔을 형성하는 게 아니라 가스의 안정적 공급이 목표"라고 이와 반대 입장을 나타냈었다.
앞서 6일 빅토르 흐리스텐코 러시아 에너지 장관도 이번 포럼에서 `가스 OPEC' 창설이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을 부인하며 "러시아는 가스 카르텔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9∼10일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가스수출국포럼엔 세계 최대 가스생산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이란, 카타르 등 12개국 에너지 관련 장관급 인사가 모인다.
이번 포럼에서는 OPEC와 유사한 형태의 가스 OPEC 창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가스 수출국의 움직임에 서방에선 에너지를 무기화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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