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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갑자기 러브콜 세례 시리아

등록 2007-04-09 11:15

지난 2년간 서방은 물론 아랍권에서도 따돌림을 당했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인기가 요즘 치솟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정부의 만류를 무릅쓰고 시리아 방문을 강행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나란히 카메라 앞에 섰고, 전날에는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총리와 함께 알레포 스타디움 준공식에 참석해 축구경기까지 관전했다.

이는 모두 아사드 대통령이 지난달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참석, 압둘라 사우디 국왕과 포옹한 뒤 벌어진 일들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9일 `시리아와의 대화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큰 실망감으로 인해, 국제사회에는 아사드 대통령과 `엮어보는' 쪽으로 옮겨가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환상은 없지만 큰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말로 시리아 방문을 시작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대표는 지난달 시리아 방문 때, 시리아가 레바논으로의 무기수출 의혹을 불식시키고 레바논의 친(親)서방 정부와 친시리아 야당간 긴장 해소에 기여해준다면 EU와의 제휴협상에는 장애물이 없을 것이라며 `미끼'를 던졌다.

아사드 대통령도 압둘라 사우디 국왕과 `솔직한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져 해빙무드가 감지되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이 작년 8월 아랍 지도자들을 `반쪽 인간(half-men)'으로 싸잡아 비난한 후 압둘라 국왕은 이에 격노, 아사드 대통령의 접견도 거부했었다.

사우디 정부의 우선적인 바람 중 하나는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에 대한 유엔 조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레바논 내부의 논란이 해결돼 용의자를 법정에 세우는 것이다. 암살사건에는 시리아의 개입이 추정되고 있지만, 시리아 관리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를 지낸 투르키 알-파이잘 왕자는 "특별법정 없이는 레바논에서 어떠한 화해가 이뤄지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 때문에 시리아를 동승시키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유럽과 아랍 관리들은 현재 시리아 정부를 끌어들여 아랍권의 주된 정책을 지지하게 만든 후, 2년전부터 공고해진 시리아-이란의 동맹관계를 약화시키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아랍 국가들은 골란고원 반환에 대한 평화협상을 재개토록 이스라엘에 압력을 넣는 방식으로 시리아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팔레스타인 집권 하마스와 시리아 정부의 친밀한 관계를 고려, 사우디가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통합정부 구성안이 타결되려면 시리아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아사드 대통령과 일부 서방 지도자들과의 대화는 과거 시리아의 `약속 파기' 전력을 볼때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최근 시리아를 방문했던 한 유럽 외교관은 "시리아는 자국의 고립상태가 깨지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게 하기까지 이행해야할 것들을 그들(시리아)이 할까"라고 반문하면서 "그런 움직임이 없다면 실제 국제사회와의 관계에서 역시 미동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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