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60㎞ 떨어진 나자프 부근 난민캠프에서 지난 4일 어린이들이 타이어를 굴리며 뛰어놀고 있다. 이곳에는 바그다드와 인근 지역에서 종파분쟁을 피해 온 이라크 난민 600여명으로 수용돼 있다. 나자프/AP 연합
200만명 난민으로 인권 심각한 위협
국내 난민까지 합치면 400만명
국내 난민까지 합치면 400만명
요르단 동쪽 암만의 낡고 자그만한 아파트. 지칠 대로 지쳐 멍한 표정의 이라크인 나파 압둘 하디가 갓난 아기를 무릎에 앉혀 달래고 있다. 하디는 바그다드 인근 부유한 동네의 널찍한 아파트에 살던 방사선과 의사다. 하지만, 50살의 그는 지난 7월 전쟁에 찌든 바그다드를 떠나, 다른 수많은 이라크인처럼 난민의 길에 올랐다. 최근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전한 하디의 처지처럼, 피로 물든 이라크를 떠나 인근 요르단, 시리아 등으로 떠난 난민이 200만명에 이른다. 이라크 전체 인구의 10%다. 1948~67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때의 팔레스타인 대난민 이후 최대 규모다. 매달 4만~5만명이 전쟁과 종파분쟁, 자살 폭탄공격, 파괴된 기초생활 서비스, 불확실한 미래 등이 두려워 이라크를 탈출하고 있다. 이라크 현지에서 고향을 버린 약 190만명까지 포함하면 난민은 400만명에 이른다. 주변국이 아닌 스웨덴 등 서방 세계로 운좋게 망명한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유럽 등지의 36개국에 망명을 신청한 이라크인은 2만2200여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2005년 1만2500여명보다 77% 늘어났다. 세계적으로 10%의 망명자가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이라크 난민행렬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인권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16일 성명에서 “중동은 지금 미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가 긴급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을 처지”라며 “난민들이 잠잘 곳과 먹을 것, 의료, 교육 등을 도움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출산 망명 신청자 추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