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그의 손자 만들라 만델라
아버지 헨리 때부터 백인정권에 ‘반기’…추장직 뺏겨
3대만에 손자가 이어…“이젠 무덤에서도 행복할 것”
3대만에 손자가 이어…“이젠 무덤에서도 행복할 것”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88·왼쪽) 전 대통령의 손자 만들라 만델라(32·오른쪽)가 16일 추장직에 올랐다. 만들라는 이날 이스턴케이프주의 음베조 지역에서 성대한 추장 취임식을 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고 현지 국영 SABC 라디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만델라와 부인 그라사 마셸 및 만델라 가문이 소속된 코사족 지도자들, 이스턴케이프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만들라의 취임으로 만델라 가문은 87년 만에 추장을 다시 배출하게 됐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짧은 연설을 통해 “손자가 드디어 추장직을 맡게 됐으니 죽어서 무덤에 누워도 영원히 행복할 것”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만델라 가문은 줄루족에 이어 남아공 최대 부족인 코사족에서 추장을 대대로 맡아온 명문 가문이었다. 그러나 넬슨 만델라의 아버지 헨리가 1920년대 백인정권 치하에서 법원의 소환을 거부한 끝에 추장직을 박탈당했고, 넬슨은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에 맞선 민주화 투쟁을 위해 추장직을 포기했다. 지난주 로드대학을 졸업한 만들라는 추장으로서 음베조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한편, 지역의 여러 현안에 대한 결정을 하게 된다. 남아공은 농촌 지역에선 여전히 부족 추장이나 왕가 등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