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와 요르단이 아랍권을 대표해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에 나서게 됐다.
아랍권 12개국 외무장관과 팔레스타인 대표는 18일 카이로의 아랍연맹(AL) 본부에서 아랍평화안 이행을 위한 각료급 회의를 열어 이스라엘과 접촉할 협상대표로 이집트와 요르단을 내세우기로 했다.
이집트와 요르단은 모리타니를 제외한 모든 아랍권 국가들이 인정하길 거부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수교한 나라이다.
사우드 알-파이살 사우디 아라비아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를 끝낸 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집트와 요르단이 이스라엘과 직접 대화하면서 아랍평화안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 간의 첫 접촉 시기와 관련, "내일이 될 수도, 1주일 후가 될 수도 있다"며 이집트와 요르단이 결정할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2002년 처음 제시됐던 아랍평화안은 지난달 28∼29일 사우디에서 열린 아랍 정상 회의에서 다시 채택됐다.
이 평화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및 골란고원을 포기하고 이스라엘 건국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가 합리적으로 해결될 경우 전체 아랍권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인정해 수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를 비롯한 현 이스라엘 지도부는 온건한 아랍국가들과 평화정착 방안을 논의할 수 있지만 아랍권이 제시해 놓은 평화구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이 독립국가를 세운 뒤 수도로 삼으려는 동예루살렘을 돌려주는 문제와 유대 국가로서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약화시킬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 문제에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랍권은 제시된 안을 이스라엘이 수정 없이 수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양측 간의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타협안이 도출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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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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