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북쪽 나라 모리타니의 가수 겸 상원의원 말루마 민트 목타르 울드 메이다
아프리카 모리타니의 가수
상원의원 돼 인권운동 탄력
상원의원 돼 인권운동 탄력
그는 무어족의 멜로디로 에이즈와 강제결혼, 가난과 독재에 맞섰다. 그가 연주하는 하프는 투쟁의 무기이자 목적이다.
〈비비시〉(BBC) 방송은 1일 ‘사막의 재니스 조플린’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서북쪽 나라 모리타니의 가수 겸 상원의원 말루마 민트 목타르 울드 메이다(사진)의 사연많은 삶을 소개했다.
말루마는 대를 이어 노래와 시를 읊는 남부 그리오족의 딸로 태어났다. 가수는 모리타니에서 천대받는 직업이지만, 지식인이었던 아버지는 딸에게 정성스레 전세계의 음악을 가르쳤다. 16살에 수도 누악쇼트로 온 소녀의 앞길은 창창해 보였다.
그러나 그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그는 첫 노래 ‘나는 내 사랑을 사랑하는 것을 사랑해’에서 젊은 여성을 쫓아 조강지처를 버리는 남성들을 비판했다. 이슬람 국가인 모리타니에서 여성의 권리를 처음 정면으로 다룬 이 노래로 그는 거리에서 종종 돌팔매질을 당했다.
군부 독재가 이어진 모리타니의 1980년대와 1990년대 내내 말루마는 노래로 인권과 인종 화합을 노래했다. 군부는 방송과 공연 금지로 그의 입을 틀어막았고, 가택연금으로 그의 발을 묶었다.
수십년만에 민주주의가 찾아오며 사막의 꽃은 다시 피어났다. 지난 3월 첫 민간인 대통령을 선출한 모리타니에서 말루마는 야당의 상원의원으로 임명됐다. 그는 가수로, 또 상원의원 56명 가운데 한명으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말루마는 “모리타니의 전통 음악이 조만간 사라질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며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지만, 앞으로도 전통 멜로디로 인종 화합과 여성의 권리 신장을 노래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우리(그리오족)가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변두리에 있는 이들을 노래로 방어했다. 음악은 내 무기였다. 나는 오늘도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고 믿는다. 투쟁이 공식적으로 격상됐을 뿐이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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