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 수감자 250명 석방”…블레어 ‘중동특사’로
25일 열린 중동 ‘4자 정상회담’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협상이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에 대한 아무런 비전도 만들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팔레스타인 비상내각,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정상이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연 이번 회담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슬람주의 단체 하마스를 배제시키고 친서방 온건파 비상내각을 출범시킨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비상내각 수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처다. 이스라엘 교도소에는 주로 이스라엘 점령에 반대하는 무장투쟁을 하다 체포된 9천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구금돼 있다.
그러나, 회담의 초점이었던 ‘평화협상’ 재개에 대해 올메르트 총리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아바스 수반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면서 이스라엘과 공존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창설한다는 목표를 갖고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자고 올메르트 총리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메르트 총리는 “중동평화 과정을 촉진할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면서도 분명한 답을 피해갔다.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우려면 반드시 필요한 자유로운 통행권, 동예루살렘 주권 인정, 난민 귀환 보장, 이스라엘 정착촌과 검문소 철수 등에 대해 양보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을 ‘중재’해온 미국, 유럽연합, 러시아, 유엔 등 ‘중동 4자’ 대표들은 26일 예루살렘에서 회담을 열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중동 평화 특사’로 임명하고 그의 권한을 크게 확대하는 문제를 막바지 논의하고 있으며, 이날 블레어 ‘중동평화 특사’ 임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비비시〉 등이 전했다.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과 이라크 침공 등을 굳게 지지해온 블레어 총리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 작업을 맡게 된다는 점에서 중동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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