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호 이어 트루먼號 가을 추가파견 거론
2003년 이라크 침공이후 페르시아만 최대 해군력 증강
2003년 이라크 침공이후 페르시아만 최대 해군력 증강
미국이 10일 이란 인근 페르시아만 해역에 핵추진 항모 엔터프라이즈호를 또 파견키로 결정, 이 일대에 전운(戰雲)이 드리우고 있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특히 이란 핵프로그램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깊어져 미국의 이란 공격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게다가 이스라엘과 이란, 시리아와의 전쟁설도 제기되고 있는 터라 세번째 항공모함 파견의 배경에 적잖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항공모함 전단은 미국의 군사적 옵션에서 타격 전력의 핵심이라는 점과 오는 가을쯤 항모 트루먼호를 추가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이 미 국방부 내에서조차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페르시아만 위기는 증폭될 소지를 안고 있다.
바레인에 기지를 둔 미 5함대 사령부는 이날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에 정박중이던 엔터프라이즈호가 걸프지역에 배치돼 있는 항모 전단에 합류키로 결정, 페르시아만에서 활동중인 5함대의 항모 수는 3척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지중해와 중동, 한국 등을 거쳐 대서양을 횡단하는 작전을 수행하고 지난해 11월 노퍽 해군기지로 귀환했던 대서양함대 소속 엔터프라이즈호는 8개월만에 다시 작전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라크를 첫 침공했던 지난 2003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해군력을 걸프 해역에 증강 배치하게 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물론 이번 조치는 최근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비롯, 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간 교전 및 정치인 테러로 인한 정파간 내전양상,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내 파타당과 하마스간 갈등 등 중동의 복잡한 정세를 겨낭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일단은 핵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란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3개 항모 전단으로 늘어난 페르시아만 = 기존에 배치돼 있던 존 C.스테니스, 니미츠호에다 엔터프라이즈호까지 증파됨으로써 페르시아만은 미국의 3개 항모 전단이 사실상 장악하게 됐다. 엔터프라이즈 파견 목적은 이 지역에 파견된 미군을 보호하고 역내 안정에 기여하며 테러와의 전쟁 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공식 입장이다. 5함대 사령관인 케빈 코스그리프 해군중장은 성명을 통해 "엔터프라이즈호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병사들과 해군을 지원하고 지역의 안정과 자유로운 무역 흐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적합한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항모 전단이 보유중인 최첨단 군사력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이란을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화력이라는게 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 엔터프라이즈호는 2-3주 후 작전 해역에 도착, 약 6개월에 걸쳐 상대국의 잠수함과 어뢰, 전투기 공격에 대비한 훈련 뿐만 아니라 전격적인 공습과 미사일 방어 작전 등 광범위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미 해군측은 밝혔다. 결국 이란을 겨냥한 무력시위용의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게다가 엔터프라이즈가 배치될 호르무츠 해협은 세계 원유공급량의 5분의 2가 지나는 주요 해로라는 점에서 미국의 '석유이익' 수호 차원에서 결정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한다. ◇ 여론악화 우려하는 미국 = 미 국방부는 엔터프라이즈호 증파에 따른 여론악화를 의식한 듯 "미국이 페르시아만에 3척의 항모를 유지하게 됐다"는 잇단 외신 보도들을 일축했다. 국방부 관리들은 뒤늦게 "엔터프라이즈호는 기존에 배치돼 있는 항모 1척이나 어쩌면 2척 모두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항모 3대를 유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휘트먼 국방부 대변인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페르시아만에 항모 3대까지 유지키로 결정했다는 관측을 부인하면서 "엔터프라이즈 배치는 정례적 임무교대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데니스 가르시아 미 해군 대변인도 "최근 작전은 이란을 구체적으로 겨냥한 게 아니다"고 단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니미츠호와 임무 교대를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 대이란 무력-외교해법 찬반 양론 = 이스라엘 군정보기관 연구팀을 이끌었던 요시 쿠퍼와서 장군은 예루살렘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미국과 손을 잡지 않는 한 대이란 제재 만으로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없다"며 군사력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이란은 러시아 방공시스템을 도입하고 원심분리기를 지하에 대피시키는 등 이미 전쟁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란 해역에 대규모 군사력을 배치하고 세계 지도자들의 엄중한 위협 등 실제 군사적 위협이 있어야만 이란 지도자들의 오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셀리그 해리슨 미국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머지않아 이란 핵시설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미-일이 대북 군사적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보다 훨씬 크다"면서 "하지만 이란핵 협상가인 알리 라리자니가 최근 마드리드 비밀협상에서 제시한 핵문제 해결조건은 이란의 화해 의지를 보여준다"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란의 정권교체 정책을 종식시키고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가 이란의 불안정을 부추기기 위한 비밀작전들을 중지한다면 핵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과 이란의 협력이 점차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라크를 첫 침공했던 지난 2003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해군력을 걸프 해역에 증강 배치하게 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물론 이번 조치는 최근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비롯, 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간 교전 및 정치인 테러로 인한 정파간 내전양상,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내 파타당과 하마스간 갈등 등 중동의 복잡한 정세를 겨낭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일단은 핵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란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3개 항모 전단으로 늘어난 페르시아만 = 기존에 배치돼 있던 존 C.스테니스, 니미츠호에다 엔터프라이즈호까지 증파됨으로써 페르시아만은 미국의 3개 항모 전단이 사실상 장악하게 됐다. 엔터프라이즈 파견 목적은 이 지역에 파견된 미군을 보호하고 역내 안정에 기여하며 테러와의 전쟁 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공식 입장이다. 5함대 사령관인 케빈 코스그리프 해군중장은 성명을 통해 "엔터프라이즈호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병사들과 해군을 지원하고 지역의 안정과 자유로운 무역 흐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적합한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항모 전단이 보유중인 최첨단 군사력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이란을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화력이라는게 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 엔터프라이즈호는 2-3주 후 작전 해역에 도착, 약 6개월에 걸쳐 상대국의 잠수함과 어뢰, 전투기 공격에 대비한 훈련 뿐만 아니라 전격적인 공습과 미사일 방어 작전 등 광범위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미 해군측은 밝혔다. 결국 이란을 겨냥한 무력시위용의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게다가 엔터프라이즈가 배치될 호르무츠 해협은 세계 원유공급량의 5분의 2가 지나는 주요 해로라는 점에서 미국의 '석유이익' 수호 차원에서 결정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한다. ◇ 여론악화 우려하는 미국 = 미 국방부는 엔터프라이즈호 증파에 따른 여론악화를 의식한 듯 "미국이 페르시아만에 3척의 항모를 유지하게 됐다"는 잇단 외신 보도들을 일축했다. 국방부 관리들은 뒤늦게 "엔터프라이즈호는 기존에 배치돼 있는 항모 1척이나 어쩌면 2척 모두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항모 3대를 유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휘트먼 국방부 대변인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페르시아만에 항모 3대까지 유지키로 결정했다는 관측을 부인하면서 "엔터프라이즈 배치는 정례적 임무교대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데니스 가르시아 미 해군 대변인도 "최근 작전은 이란을 구체적으로 겨냥한 게 아니다"고 단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니미츠호와 임무 교대를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 대이란 무력-외교해법 찬반 양론 = 이스라엘 군정보기관 연구팀을 이끌었던 요시 쿠퍼와서 장군은 예루살렘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미국과 손을 잡지 않는 한 대이란 제재 만으로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없다"며 군사력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이란은 러시아 방공시스템을 도입하고 원심분리기를 지하에 대피시키는 등 이미 전쟁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란 해역에 대규모 군사력을 배치하고 세계 지도자들의 엄중한 위협 등 실제 군사적 위협이 있어야만 이란 지도자들의 오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셀리그 해리슨 미국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머지않아 이란 핵시설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미-일이 대북 군사적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보다 훨씬 크다"면서 "하지만 이란핵 협상가인 알리 라리자니가 최근 마드리드 비밀협상에서 제시한 핵문제 해결조건은 이란의 화해 의지를 보여준다"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란의 정권교체 정책을 종식시키고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가 이란의 불안정을 부추기기 위한 비밀작전들을 중지한다면 핵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과 이란의 협력이 점차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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