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즘과 관련된 개인이나 단체에 각종 제재조치를 가하도록 한 유엔의 '블랙리스트'에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지도자들이 대거 누락돼 대(對)테러전쟁과 아프간 안정화 노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유엔의 테러 담당 관리가 20일 지적했다.
유엔 산하 알-카에다ㆍ탈레반 제재 위원회의 리처드 배릿 조정관은 테러에 연루된 개인이나 단체의 자산을 동결하고 해외여행을 금지하도록 규정한 '블랙리스트'에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자 수십여 명이 누락돼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유엔이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작성한 이 명단에는 모두 490여 개의 개인과 조직 등이 올라있다.
배릿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지도자들이 제재를 피해 공격을 계획하고 민병대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국제적으로 우려할만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아프간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 지도자 12명과 알-카에다 인사 24명을 블랙리스트에 올려야 한다면서 이들이 해외 여행을 하고 국제적인 은행 거래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엔의 제재 조치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탈레반 지도자들과 젊은 지휘관들을 명단에 추가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블랙리스트에 제재 대상을 추가하거나 삭제하기 위해서는 제재 위원회 소속 15개 회원국이 합의를 이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명단 개정이 제 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명단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다 보니 제재 조치도 이행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명단이 갱신된다면 다른 나라들도 명단을 새롭게 인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lucid@yn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