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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 정부, 탈레반 요구 외면 배경 뭔가

등록 2007-07-26 11:50

영향력 큰 서방 의식해 강경 입장 고수
"서방 협조 얻어내 아프간 정부 설득해야"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석방 협상이 교착상태를 보임에 따라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움직임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탈레반이 인질 석방의 대가로 내건 조건이 아프간 정부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요구에 대해 "아프간의 법과 이익에 반하는 인질-수감자 교환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아프간 정부가 미국과 영국 등 서구국가들을 의식해 탈레반의 요구를 외면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00달러에 불과한 빈국인 아프간은 예산의 90% 이상을 해외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그 중에서 미국은 지난 2001년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뒤 모두 140억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아프간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정부로선 자금줄인 서구국가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프간 행정부 수반인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도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001년 10월 반(反) 탈레반 북부동맹을 이끌고 탈레반 정권 축출에 앞장섰던 그는 미국의 후원 아래 아프간 임시정부 수반에 선출됐고 지난 2004년엔 첫 직선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나토동맹국의 군대가 현재 아프간 정권의 안위를 지켜주고 있다는 점도 아프간 정부의 독자적인 움직임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축출됐던 탈레반은 현재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무서운 기세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수도 카불지역을 제외한 아프간 전역에서 탈레반의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카르자이 정부는 카불 지방정부'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미군과 나토군 소속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탈레반을 무력으로 제압하지 않을 경우 '누란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황인만큼 아프간 정부는 '알아서 길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아프간 정부는 지난해 3월 이탈리아 기자가 납치됐을 당시 이탈리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했다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나토 동맹국들의 비난을 받은 뒤 카르자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무마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탈레반이 인질 석방 조건으로 동료 수감자의 석방을 고집하는 한 향후 협상 전망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인질석방 협상은 한국 정부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아프간 정부를 설득하면서 서구국가들의 협조를 얻어내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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