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인질 `안전판'으로 여길 가능성 우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 22명의 석방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치안 불안과 무력 충돌이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무력 충돌이나 테러 등으로 인한 아프가니스탄의 인명피해 규모는 올해 들어서만 3천500명이 넘는다.
특히 석방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즈니 주(州)는 탈레반 세력이 매우 강한 곳이어서 치안 상황이 불안하고 무력 충돌도 잦은 곳이다.
게다가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가는 고속도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 중 하나지만 고(故) 배형규 목사를 포함해 피랍 한국인 23명과 피랍 독일인 2명이 바로 이 도로상에서 납치되는 등 치안 불안이 극심하다.
29일 밤에는 이 도로에서 매복중이던 탈레반 무장세력이 다국적군 기지로 가는 보급품 차량 16대를 기습공격해 경호원 13명을 살해하고 8명에게 부상을 가하는 한편 트럭 2대를 파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측에서 5명이 죽고 2명이 다쳤다.
또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접경 지역에서는 친탈레반 세력이 파키스탄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하는 등 7월 중순부터 무력 준동이 계속되고 있다.
모두 인질 석방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소지가 다분한 사건들이다.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은 남부와 동부 지역에 준동하는 탈레반 무장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연일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한국인 인질 억류 장소 부근에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이런 군사적 압박 자체가 단기적으로는 협상에 그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문제다. 무력 사용 위협을 느끼는 탈레반측이 `한국인 인질을 석방하는 순간 안전판이 없어진다'고 판단해 오히려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무력 충돌이 바로 곁에서 벌어질 수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과 탈레반측 관계자들이 장시간 만나 협상을 벌이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들 역시 "협상이 한 자리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양측이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한다. 최근 며칠 사이 `인질 8명이 석방됐다' `탈레반 수감자 석방과 맞교환이 합의됐다' `협상이 실패했다' `인질이 곧 살해된다' `협상 시한이 수시간 연장됐다' `협상시한이 이틀 연장됐다' 등 시시각각 엇갈리는 보도가 나온 점도 협상장 주변의 혼란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당일에도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다음달 1일로 협상 시한이 연기됐다고 밝혔으나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모하마드 유수프는 공식반응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과 탈레반측 관계자들이 협상 상황을 즉각 파악하거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정도로 급박한 교전 상황이 지속돼 교통.통신에도 지장이 초래되면서 협상이 겉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은 남부와 동부 지역에 준동하는 탈레반 무장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연일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한국인 인질 억류 장소 부근에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이런 군사적 압박 자체가 단기적으로는 협상에 그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문제다. 무력 사용 위협을 느끼는 탈레반측이 `한국인 인질을 석방하는 순간 안전판이 없어진다'고 판단해 오히려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무력 충돌이 바로 곁에서 벌어질 수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과 탈레반측 관계자들이 장시간 만나 협상을 벌이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들 역시 "협상이 한 자리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양측이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고 있다"고 전한다. 최근 며칠 사이 `인질 8명이 석방됐다' `탈레반 수감자 석방과 맞교환이 합의됐다' `협상이 실패했다' `인질이 곧 살해된다' `협상 시한이 수시간 연장됐다' `협상시한이 이틀 연장됐다' 등 시시각각 엇갈리는 보도가 나온 점도 협상장 주변의 혼란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당일에도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다음달 1일로 협상 시한이 연기됐다고 밝혔으나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모하마드 유수프는 공식반응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과 탈레반측 관계자들이 협상 상황을 즉각 파악하거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정도로 급박한 교전 상황이 지속돼 교통.통신에도 지장이 초래되면서 협상이 겉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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