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수감자를 석방하지 않으면 추가로 인질을 살해하겠다던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의 경고가 결국 30일(현지시간) 현실화하면서 또 하나의 희생자가 나왔다.
특히 이날은 두차례의 협상시한 연장 발표와 탈레반 사령관의 '협상 완전 실패' 선언이 이어지는 등 반전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안갯속 상황이 이어졌다.
당초 탈레반은 29일 노무현 대통령 특사인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면담 결과에 주목하며 이날 정오(이하 한국시간 오후 4시30분)을 최종 협상시한으로 정했다.
탈레반의 요구는 여전히 수감중인 동료 죄수들의 석방이었고 백 특사의 대통령 면담 결과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오후 들어서도 수감자 석방과 인질교환 소식은 물론 협상이 결렬됐다는 보도조차 없었다.
협상시한을 1시간30여분 남겨둔 오후 3시께 아프간 가즈니주(州) 당국이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가 타전됐다. 결국 백 특사의 아프간 대통령 면담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었다.
그러나 30여분 뒤 가즈니주 정부의 시한 연장 요구를 탈레반이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 과정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애간장을 저미게 했다.
다만 탈레반이 협상시한 연장 요구를 딱 잘라 거절하지 않았다는 마라주딘 파탄 가즈니 주지사의 말이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해 준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시간은 다시 흘러 당초 협상시한을 훌쩍 넘기도록 침묵이 이어지던 차에 오후 6시를 조금 넘어서 전해진 탈레반 대변인의 '협상 완전 실패' 선언 소식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은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 전화를 걸어 "협상은 완전히 실패했으며 탈레반은 인질들을 살해하기로 결정했다"고 위협했다.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만 것 아니냐는 낙담 속에 빠져 있던 순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후 8시께 전해진 AP통신의 보도는 이날 오후 8시30분으로 협상시한이 재차 연장됐다는 내용. 그러나 희망의 불씨를 되살릴만한 소식이었지만 남은 시간은 겨우 30여분에 불과했해 초조함은 더해갔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 시간은 또 흘렀고 밤 10시께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는 가즈니주 파탄 주지사의 발표 소식이 전해졌다. 천금같은 시한 연장 보도에 언론 매체들은 청와대가 특사의 현지 활동시한을 연장한 것이 탈레반의 기대감을 조성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를 지켜보던 피랍자 가족들은 밝은 얼굴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이틀간의 시한연장 소식이 전해준 안도의 분위기로 이날 상황이 종료됐다고 판단했던 31일 새벽 1시38분 거짓말처럼 탈레반이 인질을 추가로 살해했다는 급보가 날아들면서 기대감 속에 잠에 들었던 사람들의 가슴은 다시 납덩이처럼 가라앉고 말았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은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 전화를 걸어 "협상은 완전히 실패했으며 탈레반은 인질들을 살해하기로 결정했다"고 위협했다.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만 것 아니냐는 낙담 속에 빠져 있던 순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후 8시께 전해진 AP통신의 보도는 이날 오후 8시30분으로 협상시한이 재차 연장됐다는 내용. 그러나 희망의 불씨를 되살릴만한 소식이었지만 남은 시간은 겨우 30여분에 불과했해 초조함은 더해갔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 시간은 또 흘렀고 밤 10시께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는 가즈니주 파탄 주지사의 발표 소식이 전해졌다. 천금같은 시한 연장 보도에 언론 매체들은 청와대가 특사의 현지 활동시한을 연장한 것이 탈레반의 기대감을 조성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를 지켜보던 피랍자 가족들은 밝은 얼굴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이틀간의 시한연장 소식이 전해준 안도의 분위기로 이날 상황이 종료됐다고 판단했던 31일 새벽 1시38분 거짓말처럼 탈레반이 인질을 추가로 살해했다는 급보가 날아들면서 기대감 속에 잠에 들었던 사람들의 가슴은 다시 납덩이처럼 가라앉고 말았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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