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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 살해 대상, 왜 남자 먼저?

등록 2007-07-31 05:17

한국인 일행을 납치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지난 25일 인솔자인 배형규 목사를 살해한지 닷새만에 다시 남성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사실 여부를 확인중이지만 탈레반의 살해 주장이 사실이라면 배 목사에 이어 탈레반은 두 번째 희생자로 역시 남성을 '선택'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남성 인질을 추가 살해했다고 주장한 뒤 30일 밤(현지사간)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 "(협상이 안되면) 남성 인질을 먼저 순차적으로 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이 남성을 먼저 살해한 이유는 이슬람 문화에서 '여성 포로는 절대로 살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슬람의 가르침이 성인 남성 포로의 살해를 허용하는가에 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으나 여성이나 어린이 포로를 죽이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여성을 먼저 살해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한국인 납치 행위가 더욱 인간적이지 못하다는 맹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남성을 먼저 살해 대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에 '항전'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으로서 다른 일반 범죄집단처럼 남녀를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살해를 저절러 자신의 위상을 스스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 남성 인질을 먼저 살해한 배역으로 읽힌다.

이들이 대외적으로 인질 석방 대가로 돈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배 목사가 살해된 뒤 아마디는 연합뉴스에 "그의 종교적 위치(목사) 때문이 아니라 그가 아팠기 때문에" 살해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구출 작전에 대비하기 위해 밤을 틈타 거의 매일 인질을 이곳 저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배 목사가 아파 이동에 가장 지장을 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두번째로 살해된 남자 인질도 다른 남성 인질에 비해 잦은 야간 억류지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병세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두번째 희생자로 알려진 심성민씨가 29일 밤 일본 NHK방송의 전화 인터뷰에 응했을 때 건강에 대한 별다른 없었던 점으로 미뤄 건강상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밖에 아마디가 30일 "한국인은 아프간인을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려고 왔다"며 종교를 거론한 점으로 보면 이 남성이 억류 기간 종교적 행위가 두드러져 살해 대상으로 삼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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