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시 안양샘병원 직원들이 31일 아프간에서 탈레반에 살해된 고 배형규 목사의 주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부검하기 위해 앰뷸런스에 옮겨싣고 있다. 안양/사진공동취재단
부검 실시…서울대 의대에 시신기증 될 듯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살해된 고 배형규(42) 목사의 부검이 3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이뤄졌다. 배 목사는 몸 7곳에 총상을 입었으며, 이것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국과수 쪽에서 밝혔다. 이날 부검은 언론인 등 외부 인사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된 채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부장과 수원지검 김병현 검사, 유족 대리인 자격으로 배 목사 주검을 인도받은 경기 안양샘병원 박상은 원장 등 1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후 2시30분부터 5시께까지 2시간30여분 동안 실시됐다. 서 법의학부장은 부검 뒤 “직접적인 사인은 다발성 총상”이라며 “머리에 총상이 한 곳 있었으며, 나머지는 복부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총상을 제외한 다른 심각한 외상은 보이지 않았으며, 외관상으로 배 목사임을 확인하기가 어렵지 않을 만큼 주검 훼손도 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의 뜻에 따라 주검 기증이 가능한지 판단하고자 부검을 참관한 서울대 의대 이왕재 교수(해부학)는 “주검의 보존 상태로 볼 때, ‘유족들의 뜻’을 기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배 목사의 주검은 피랍자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장례가 끝난 뒤 서울대 의대에 기증될 것으로 보인다. 부검을 마친 배 목사의 주검은 안양샘병원에 다시 안치됐다.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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