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는 더 많은 납치 부를 것" 양보불가 재천명
한국 정부와 긴밀 협력.. 인질 즉각 석방 촉구
한국 정부와 긴밀 협력.. 인질 즉각 석방 촉구
미 국무부는 2일 아프간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군사력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압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탈레반측의 인질-죄수 교환 요구를 들어줄 경우 더 많은 납치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며 테러리스트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기존 미국 정부의 정책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탈레반이 인질들을 석방하도록 모든 압력이 가해질 필요가 있다"며 군사적 압력도 "우리가 지닌 여러가지 수단들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바우처 차관보는 미국은 "잠재적 군사적 압력"을 포함한 각종 압력이 다각도로 효과를 발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압력의 목적은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무사히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풀려나게 하는 것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서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바우처 차관보는 또 "죄수 교환이나 납치범들에 대한 다른 양보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여러분이 잘 알 것"이라며 "우리는 납치범들에 대한 양보는 더 많은 납치나 인질 억류를 가져올 뿐이라고 믿으며, 그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아주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테러범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융통성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한국측에 물어볼 일이라며 언급을 피한뒤 "미국 정부측으로서는, 우리의 정책과 원칙들은 잘 알려져 있고 여기서 많은 시간을 들여 그걸 반복하지는 않겠다"고 못밖았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도 기자간담회에서 니컬러스 번스 국무차관이 이날 한국 국회의원단을 만나 그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들을 예정이지만 "우리의 정책은 분명하다"고 강조해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양보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바우처 차관보와 케이시 부대변인은 인질 사태 해결을 위한 한국 및 아프간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며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 문제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한인 인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탈레반은 무고한 시민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번 주말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워싱턴 회동을 앞두고 나온 바우처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은 앞서 이날 마닐라에서 이뤄진 송민순 외교장관과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副)장관의 '합의'와 내용면에서 다소 상충되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송장관과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한국인 인질의 안전석방을 최우선시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무력사용은 배제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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