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티 의원 통한 몸값 요구설도 나와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의 2인자이자 성직자인 마울라나 잘랄루딘 하카니가 한국인 피랍사태를 주모한 배후 인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탈리아 정보통신 전문매체인 AKI는 지난 1일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AKI에 따르면 올해 50세인 잘랄루딘 하카니는 탈레반 내에서 최고지도자인 물라 오마르에 이은 부사령관격 인물로, 자신이 운영하는 이슬람 종교학교가 있는 파키스탄 북부 북(北) 와지리스탄을 오랜 근거지로 삼아 왔다.
지난 1980년대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 당시 소련군에 대항해 명성을 얻은 그는 지금도 아프간 파크티아주(州)와 코스트주에서 폭넓은 주민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아울러 파키스탄의 6개 이슬람 야당연합체인 MMA의 지도자가 한국 인질 석방노력을 중재해 왔다는 일부 보도도 확인했다.
MMA의 지도자인 마울라나 파잘우르 레흐만이 잘랄루딘 하카니의 아들인 시라주딘과 직접 접촉을 가져왔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또 다른 중재역으로 탈레반 사령관 출신으로 현재 아프간 국회의원인 물라 압두스 살람 로케티가 꼽힌다.
소식통들은 이 로케티를 통해 잘랄루딘 하카니측이 공개되지 않은 액수의 돈을 한국 인질의 `몸값'으로 요구했다고 귀띔했다.
잘랄루딘 하카니의 세력권은 파크티아, 코스트, 쿠나르, 가르데즈 및 이번 피랍사건이 발생한 가즈니 등 아프간 남동부 지역 대부분이다.
지난 5월 나토군과 아프간군과의 교전에서 사망하기 전까지는 물라 다둘라가 납치에 가장 자주 연루된 탈레반 사령관이었다. 물라 다둘라는 지난 3월 탈레반에 납치됐던 이탈리아 기자의 석방 대가로 풀려난 만수르 다둘라의 형이다.
AKI는 다둘라의 사망으로 공백상태로 남아있던 `납치 역할'을 잘랄루딘 하카니가 한국인 23명을 납치함으로써 장악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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