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에 의해 납치된 서명화(29.여).경석(27)씨의 부모인 서정배(57).이현자(54.여)씨는 5일 오후 분당타운 프레스룸에서 자녀들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서정배씨와 이현자씨는 "사랑하는 우리 딸 명화야...사랑하는 내 아들 경석아..."로 시작되는 편지를 통해 "억류된지 벌써 20일이 다 됐는데 엄마.아빠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안타깝구나"라며 자식을 그리워하는 부모의 심정을 드러냈다.
이들은 또 "TV를 통해 아픈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덜컹덜컹 내려앉는다"며 "사랑하는 내 새끼들 부디 건강히 무사히 돌아만 와다오"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딸 명화씨를 거명하면서 "혹시 경석이에게까지 봉사활동을 권유해 함께 억류돼있다는 미안함에 더 마음 아파할 우리 딸을 생각하면 엄마.아빠는 너무 마음이 아프단다"라면서 "그런 걱정 안하고 건강하게 잘 돌아오기나 했으면..."이라고 애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편지를 읽은 어머니 현자씨는 중간중간 남매 생각에 목이 메는 듯 읽기를 중단하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아버지 서정배씨는 "국제간호사 시험을 위해 직장을 그만둔 명화는 생활비를 쪼개서, 학원을 다니며 취업 준비중인 경석이는 20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 아프간행 여비를 마련했다"며 "제발 아이들의 순수한 뜻을 생각해 무사히 돌려보내달라"고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호소했다.
그는 또 이날부터 열린 미국-아프간 정상회담과 관련해 "(결과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고 아이들에게 불리한 결과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있어서도 안된다"며 "제발 21명의 생명이 귀하다는 사실이 회담에서 먼저 생각돼 아이들이 꼭 풀려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 (성남=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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