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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에 자제 촉구땐 무시못해”

등록 2007-08-06 19:04

아프간-파기스탄 ‘카불 부족원로회의’ 9~11일
한국인 피랍자 석방 협상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오는 9~11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열리는 아프간-파키스탄 합동 ‘지르가’(부족원로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르가에는 각 부족 원로들은 물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 관리와 정치인 등 약 700명이 참석한다. ‘평화 지르가’로 이름이 붙여진 이번 회의의 주제는 ‘반테러’다. 탈레반과 알카에다로 인해 고조되는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일대의 치안불안 대책이 논의된다. 현안인 한국인 납치 사건에 관한 방침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현안이 있을 때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지르가는 아프간 최대 종족인 파슈툰족이나 파키스탄 북서부 파탄족 사이에서 중재와 조정의 구실을 해왔다. 지르가가 의견이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면 수용해야 한다. 지르가는 사법제도가 구축되기 전에는 형사재판소의 구실도 했다.

이 때문에 지르가는 중앙정부의 무능력과 맞물려, 부족 전통이 강한 아프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02년 6월 카르자이 대통령 내각을 승인하고, 2003년 12월 아프간 새 헌법 채택을 검토하기도 했다. 초기에는 탈레반 또한 지르가를 통해 주요한 의사 결정을 했다.

한국인들을 납치한 탈레반은 지르가의 결정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5일 최고 의사결정기구 ‘슈라’의 성명에서, 이번 지르가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연합군의 아프간 지배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비난하고, 부족 원로들에게 회의에 참석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참석한다는 이번 회의에 탈레반은 초대받지 못했다.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교수(중동정치)는 “‘망명정부’로서 재집권을 노리는 탈레반은 여론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지르가가 탈레반의 극단적 행동을 비난하고 자제를 촉구한다면 탈레반의 선택과 행동에 장해요소가 되겠지만, 미군 등 외부세력에 대한 거부감이 민족주의적 차원에서 표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르가는 부시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열리는 만큼, 미국의 의도에 충실한 ‘어용회의’가 될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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