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한국정부와 탈레반의 첫 대면협상이 10일 성사되면서 소강국면에 빠져 있던 한국인 피랍사태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탈레반이 대면협상의 전제조건 등에서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그동안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고수해온 '탈레반 죄수 8명 우선 석방'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를 보일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서 협상시작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회담은 아프간 정부와 다국적군 및 부족원로의 안전 보장하에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도 아마디의 말을 인용해 가즈니주와 아프간 정부 당국자가 서면으로 신변안전 보장을 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그 동안 대면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사실상 성사되기 어려운 유엔 등 국제기구의 안전보장을 요구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전향적 입장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탈레반이 한발 짝 양보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기존의 수용 불가능한 요구를 통해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한국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선택해 협상을 매듭지으려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8명의 죄수 석방'이라는 조건을 들어 줄 만한 처지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차례 설명한데다, 사태 해결의 돌파구를 기대했던 미국-아프간 정상회담, 파키스탄-아프간 평화 지르가(Peace Jirga)에서도 별다른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탈레반이 현실적 대안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
협상장 안팎에서 죄수석방 요구 대신 몸값 흥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는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대면협상이 임박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자리에서는 몸값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이날 평화 지르가에 참석했던 아프간 정부의 한 고위관료도 현지 언론에 "탈레반이 당초 인질 1명당 100만달러의 몸값을 요구했으나, 지금은 몸값 요구 수준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한국정부 대표단과 몸값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탈레반측이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죄수 8명의 우선 석방'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첫 대면접촉이 곧바로 획기적인 성과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지 소식에 밝은 현지 소식통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물론 몸값 요구 등 대안이 논의될 수 있지만, 탈레반이 동료 수감자 석방 요구를 거둬들일 지는 미지수"라며 "설사 탈레반이 입장을 바꾼다 해도 적절한 협상의 명분을 만들 시간적 여유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따라서 단기에 획기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성사가 되더라도 여성 인질의 우선 석방 등으로 시간을 끌면서 적절하게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이날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는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대면협상이 임박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자리에서는 몸값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이날 평화 지르가에 참석했던 아프간 정부의 한 고위관료도 현지 언론에 "탈레반이 당초 인질 1명당 100만달러의 몸값을 요구했으나, 지금은 몸값 요구 수준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한국정부 대표단과 몸값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탈레반측이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죄수 8명의 우선 석방'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첫 대면접촉이 곧바로 획기적인 성과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지 소식에 밝은 현지 소식통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물론 몸값 요구 등 대안이 논의될 수 있지만, 탈레반이 동료 수감자 석방 요구를 거둬들일 지는 미지수"라며 "설사 탈레반이 입장을 바꾼다 해도 적절한 협상의 명분을 만들 시간적 여유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따라서 단기에 획기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성사가 되더라도 여성 인질의 우선 석방 등으로 시간을 끌면서 적절하게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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