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인질 21명을 억류중인 탈레반이 2명을 석방하기로 한 것은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거부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에 대해 한국측의 강력한 석방 압력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2일 분석했다.
이와 관련, 탈레반의 한 대변인은 2명의 석방 조건으로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에 대해 탈레반 병사의 석방에 응하도록 설득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탈레반측은 한국에 대해 인질 일부 석방이라는 유연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스스로 양보를 했는데도 아프탄 정부가 양보를 하지않고 있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심어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탈레반으로서는 아직 19명의 인질을 붙잡고 있어 아프가니스탄 및 한국 정부를 계속 위협할 수 있는 충분한 인원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2명의 석방으로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대한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위한 '압박 카드'를 얻은 셈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사히(朝日)신문은 그동안 잦은 이동 등 인질관리 문제로 고심해온 탈레반이 몸이 심하게 아픈 2명을 석방, 골칫거리를 털어낸 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탈레반이 여러 그룹으로 나눠 붙잡고 있는 인질을 수시로 이동해야하는 등 관리 과정에서 현장의 탈레반 요원들의 피로가 겹쳐 현지 사령관에 불만을 털어놓는 등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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