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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주목되는 적신월사 역할

등록 2007-08-12 16:37수정 2007-08-12 16:49

가즈니주 가즈니 시티의 적신월사 건물 입구 (두바이=연합뉴스)
가즈니주 가즈니 시티의 적신월사 건물 입구 (두바이=연합뉴스)
"적신월사(赤新月社: 이슬람권 적십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10일 오후 늦게부터 시작된 한국측과 탈레반간 대면접촉은 적신월사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통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첫 접촉 성사 전부터 '대면접촉'의 필요성에 공감한 뒤 구체적인 접촉형식을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측이 적신월사의 중재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신월사의 중재를 선택한 것은 이슬람권에서 존중받는 비정부기구(NGO)의 대표적 기구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후문이다.

한 당국자는 "적신월사에 대한 이슬람인들의 이해와 존중이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적신월사가 개입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 '테러리스트와 직접 협상한다'는 인상을 가급적 차단하려는 한국측이나, 아프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상당한 탈레반으로서는 적신월사의 개입이 서로에게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접촉장소를 놓고 상당한 신경전이 벌어졌지만 가즈니 지역의 적신월사 건물에서 하자는 방안이 나오자 한국측은 물론 탈레반측도 수용의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0일 오후 진행된 첫 접촉은 붉은 초승달 상징이 크게 그려진 적신월사에서 진행됐으며 이 장면은 현지 취재진에 의해 생생하게 중계되기도 했다.


다소 혼란을 겪고 있지만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하겠다면서 그 신병을 적신월사에 넘기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에 인질석방을 위한 교섭은 물론 그 결과로 인질들이 석방될 경우에도 적신월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어풀이

적신월사(Red Crescent Societies) = 십자가가 이슬람권에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십자가 대신 붉은 초승달을 상징으로 쓰고 있다.

특히 적신월사는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등에서 각종 구호활동을 펼치면서 이슬람권에서 신망을 얻고 있다.

적신월의 유래가 된 초승달(신월) 무늬는 3세기 초부터 7세기 중반까지 중동 지역을 지배했던 사산왕조 페르시아에서 왕권을 의미했으며 그후 이슬람 왕국에서 권력과 군사력의 상징으로 계승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초승달 무늬는 점차 무슬림의 형제애를 가리키는 상징으로 변했다.

전장에서 간호부대를 가리키는 표식으로 적십자 대신 붉은 초승달(적신월)이 쓰이게 된 계기는 러시아 제국의 남하정책으로 비롯된 러시아-터키(오스만 제국)전쟁(1877~1878년)이다.

당시 오스만 제국은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적십자 대신 적신월을 사용했고 전쟁 상대편인 러시아는 이를 존중했다. 이후 1929년 제네바 협약이 개정되면서, 적신월은 국제적인 공인을 받았다.

초기에는 터키와 이집트에서만 적신월 표지를 사용했지만 차츰 다른 이슬람권 국가들이 뒤따랐다. 현재는 국제 적십자와 적신월사연맹에 가입한 185국 가운데 33개 국이 적신월을 쓰고 있다.

이우탁 기자 lw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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