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협상대표단이 11일 탈레반과의 직접 대면 협상 장소인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적신월사에 도착하고 있다. (왼쪽 사진) 탈레반의 협상 대표인 물라 바시르(왼쪽)와 마울비 나스룰라(오른쪽)가 11일 대면 협상 장소인 가즈니시 적월신사 사무소 밖에서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가즈니/AP 연합
탈레반 “시기는 미정”…정부 “어제 대면협상 못해”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 25일째인 12일 탈레반은 아픈 여성 피랍자 2명의 우선 석방 방침을 분명히했으나, 이날 열릴 예정인 3차 대면협상이 미뤄져 실제 석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 협상대표단과 탈레반 쪽은 이날 여성 인질 2명 석방을 위한 3차 대면협상을 하지 못해, 3차 협상 뒤로 예상됐던 아픈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은 미뤄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밤 “오늘 대면 접촉이 없었다”며 “다른 수단으로 긴밀히 협의했다”고만 밝혔다.
<한겨레>의 의뢰를 받은 파키스탄 일간 <더 뉴스>의 라히물라 유수프자이 선임 에디터는 이날 탈레반 카라바그 지구 사령관 압둘라와 통화해 “애초 12일에 3차 협상이 열리면 그때 풀어주거나 협상이 끝난 뒤 풀어줄 예정인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피랍자들을 억류 중인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가 “한국 쪽과 막바지 협상에 문제가 있어 인질 2명 석방이 13일로 연기됐다”고 말했다고 아프간 현지 통신사인 <파지와크 아프간뉴스>가 보도했다. 탈레반 쪽은 문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앞서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하진 않았지만 이들을 우선 석방한다는 기본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고 외신들에게 밝혔다.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여성 피랍자 2명의 무조건 석방이 탈레반 지도자위원회의 결정사항임을 재확인한 뒤 “석방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아마디는 전날 주요 외신들과 한 전화통화에서 “지도자위원회가 한국 쪽과 벌여온 대면협상의 진전에 만족해 하고 있으며, 선의의 표시로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조건 없이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쪽과 탈레반은 가즈니시 적신월(이슬람권 적십자)사에서 10·11일 이틀 동안 대면 협상을 벌였다. 탈레반 쪽은 대면 협상에서 나머지 피랍자 석방의 전제 조건은 탈레반 수감자들의 석방이라고 되풀이해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디는 11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나머지 인질 석방을 원한다면 우리의 유일한 요구인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아프간과 미국 정부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쪽은 아프간 철군 재확인 등 탈레반이 인질을 풀어줄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위급을 제외한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미국과 아프간 정부에 요청하겠다며 탈레반 쪽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중언 서수민 기자 parkje@hani.co.kr
관련기사
▶ 탈레반 “2명은 무조건”…19명은 계속 ‘맞교환’ 고집
▶ 탈레반, 협상뒤 기자회견 ‘존재감 과시’
▶ 대면협상에 이르기까지
▶ 피랍자 가족 ‘오락가락’ 소식에 ‘가슴졸인’ 온종일
▶ “인질, 애초 12일 3차협상 때 건네주기로 했다”
▶ 탈레반 “2명은 무조건”…19명은 계속 ‘맞교환’ 고집
▶ 탈레반, 협상뒤 기자회견 ‘존재감 과시’
▶ 대면협상에 이르기까지
▶ 피랍자 가족 ‘오락가락’ 소식에 ‘가슴졸인’ 온종일
▶ “인질, 애초 12일 3차협상 때 건네주기로 했다”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