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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동 때마다 `석방' 말해 끝까지 믿지 못해”

등록 2007-08-24 17:27수정 2007-08-24 17:37

아프간 피랍자 가족대표가 전한 두 김씨 석방 안팎
“세 사람 함께 있을 때 지영씨가 탈레반에 양보 의사 밝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 풀려난 김경자.김지나씨는 석방 직전 `풀어주겠다'는 탈레반의 말을 듣고도 이를 믿지 않은 채 안전지대로 이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 대표는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가족모임 사무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김경자.김지나씨는 탈레반이 2-3일에 한번씩 인질들을 데리고 이동할 때마다 `석방된다'고 말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풀어준다고 했을 때도 실제로 석방되리라고 완전히 믿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결국 김경자.김지나씨와 함께 있던 이지영씨가 두 김씨와 같이 있는 자리에서 탈레반에게 석방을 양보하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 사람 모두 탈레반이 `두 사람을 풀어주겠다'고 한 말을 액면 그대로 확신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석방자들은 그러나 유독 그날만 두명에게 짐을 싸라고 해서 이상하게 여기긴 했으며, 탈레반이 이지영씨에게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도록 해 그 쪽지를 직접 받아 나왔다고 전했다.

차 대표는 석방자들 편으로 전해진 이지영씨의 쪽지 내용이 3문장으로 짧은 이유에 대해서도 이씨가 두 사람이 실제로 석방될 것이라고 믿지 않아 형식적으로 편지를 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씨의 쪽지가 석방자들이 귀국한지 일주일만에 가족들에게 전달된 배경에 대해서는 "그동안 석방자들이 경황이 없어 생각하지 못하다가 22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얘기가 나오면서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이지영씨의 어머니 남상순(66)씨와 큰 오빠 이진석(39)씨가 나와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진석씨는 "최근에 석방자 가족으로부터 동생이 처음에 감기몸살이 심하고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등 많이 아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러다 정부가 보내준 약을 먹고 회복되자 자기보다 아픈 사람들을 먼저 나가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알자지라를 통해 공개된 인질 12명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무장한 탈레반이 지켜보는 위협적인 분위기 속에서 촬영됐다고 차 대표는 전했다.

그는 "석방자들이 피랍 당시 한밤중에 탈레반이 무장한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동영상을 찍힌 경험이 있어 카메라에 대한 공포가 상당히 큰 상태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육체적으로는 많이 회복됐으며 퇴원시기는 주치의와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je@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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