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36일째인 지난 23일 외교통상부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24일부터 31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3개국과 러시아를 순방한다고 밝혔다.
어찌보면 느닷없이 발표된 송 장관의 중동 3개국 순방계획은 급반전하고 있는 한국인 인질 석방 교섭과 깊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이후 대면접촉을 중단하고 있던 한국측과 탈레반은 지난 주 중반 전화접촉을 통해 모종의 접점을 찾았다는 정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마침 한국측은 아프간 현지에 머물던 조중표 외교부 제1차관이 귀국하고 그 임무를 박인국 다자외교실장이 대신 맡을 때였다.
탈레반측은 이 즈음 `중대한 변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게 이번 사태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의 전언이다. 다시 말해 그동안 줄곧 제시해온 '탈레반 수감자 석방' 문제를 적극 제시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요구조건을 거론했다는 것.
탈레반은 당시 한국내에서는 잘 알려져온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철군문제는 물론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독교 선교단과 관련된 문제 등도 새삼 거론한 문제로 전해졌다.
탈레반의 변화를 감지한 현지 한국 대표단은 즉각 서울로 이런 상황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의 한 주요인사를 한국측이 확인한 것도 중요한 변수였다.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한국 외교부는 탈레반과의 전화접촉에 나섰고 1차적으로 탈레반은 '우리의 요구가 수용된다면 19명 인질 전원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는 답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황에 외교부를 비롯한 정부측은 '확실한 방점'을 찍기 위해 송 장관이 직접 중동 현지에 `등장'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후문이다. 송 장관은 실제로 탈레반과 깊은 연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를 방문, 휴가중이던 압둘라 국왕을 만나 노무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 특히 송 장관을 만난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탈레반의 행위는 이슬람의 평화.우의.자비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아프간 대통령 및 이슬람 지도자들과 협력,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제반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가겠다고 밝힌 점이 이슬람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던졌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우디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는 과거 탈레반 정권 집권시 다른 아랍국과 달리 탈레반을 승인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순방이 매우 중요한 효과를 발휘했다는게 외교가의 중평이다. 송 장관은 카타르를 방문해서도 비슷한 일정을 소화했다. 송 장관은 28일 현재 아랍에미리트에 머물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인질 전원 석방 합의를 위해 꾸준한 교섭과정이 있었지만 막판 과정에서 송 장관의 중동 등장이 상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면서 "이슬람권을 향해 한국측이 얼마나 인질 석방에 비중을 두는지를 재확인한 것이 탈레반을 움직이는 동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송 장관이 석방되는 인질 19명과 함께 전격적으로 조만간 귀국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송 장관은 예정대로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후에 러시아까지 방문하고 귀국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우탁 기자 lwt@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한국 외교부는 탈레반과의 전화접촉에 나섰고 1차적으로 탈레반은 '우리의 요구가 수용된다면 19명 인질 전원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는 답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황에 외교부를 비롯한 정부측은 '확실한 방점'을 찍기 위해 송 장관이 직접 중동 현지에 `등장'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후문이다. 송 장관은 실제로 탈레반과 깊은 연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를 방문, 휴가중이던 압둘라 국왕을 만나 노무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 특히 송 장관을 만난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탈레반의 행위는 이슬람의 평화.우의.자비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아프간 대통령 및 이슬람 지도자들과 협력,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제반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가겠다고 밝힌 점이 이슬람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던졌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우디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는 과거 탈레반 정권 집권시 다른 아랍국과 달리 탈레반을 승인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순방이 매우 중요한 효과를 발휘했다는게 외교가의 중평이다. 송 장관은 카타르를 방문해서도 비슷한 일정을 소화했다. 송 장관은 28일 현재 아랍에미리트에 머물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인질 전원 석방 합의를 위해 꾸준한 교섭과정이 있었지만 막판 과정에서 송 장관의 중동 등장이 상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면서 "이슬람권을 향해 한국측이 얼마나 인질 석방에 비중을 두는지를 재확인한 것이 탈레반을 움직이는 동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송 장관이 석방되는 인질 19명과 함께 전격적으로 조만간 귀국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송 장관은 예정대로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후에 러시아까지 방문하고 귀국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우탁 기자 lw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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