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미국책임론' 제기..드러나지 않는 `조연' 역할
"현지에서 충실한 정보제공 및 협상조언"
"현지에서 충실한 정보제공 및 협상조언"
한국 정부와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 19명을 전원 석방키로 합의함에 따라 이번 인질사태에서 미국이 어떤 역할을 했는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인 납치 직후부터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붙잡혀 있는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을 요구, 인질 사태의 해결의 열쇠를 결국 미국이 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미국책임론'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한국인 인질사태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및 아프간 정부와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다.
미 국무부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성명 등을 통해 "한국민들의 힘든 상황을 잘 이해한다"면서 인질석방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고 탈레반측에 누차 인질석방을 촉구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한국 정치권이나 인질 가족들의 희망대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철저하게 미국 방식대로 대응하면서 한국을 돕는 드러나지 않는 `조연배우의 역할'을 견지했다.
`테러범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미국 정부는 아프간 정부의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용인하는 등 인질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달라는 한국 국회 대표단을 요청을 거부하며 `창의적 외교'로 문제를 풀어갈 것을 주문했다.
기대를 모았던 조지 부시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테러범들에게 어떤 양보도 없다고 못박고 "야비한 탈레반이 이번 사태로 담대해져서는 안된다"며 며 원칙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한국측으로선 야박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미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신 미국은 막후에서 한국 정부를 적극 도왔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아프간 현지에서 탈레반 관련 각종 정보는 물론 협상과 관련한 자문 및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 주미 대사관 관계자는 "아프간 주둔 미군은 탈레반 소탕작전을 수행하면서도 한국 인질사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극적인 행동은 피하려고 애쓴 것으로 안다"면서 "현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의 대테러 전문가들이 탈레반과의 협상과 관련해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은 외교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파키스탄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을 통해 탈레반 세력에게 인질을 석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데 있어 간접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게도 이 같은 입장을 요구하지 않고, 협상을 도와준 것만도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카드'로 한국과 협상중인 탈레반을 몰아붙인 측면도 있다.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남.중앙아 담당 차관보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군사력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압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고, 아프간 주둔 미군은 실제로 `외곽 때리기' 양상으로 대(對)탈레반 군사활동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이번 인질사태 해결 과정에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한미동맹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미 양국의 협조속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역할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협력모델을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이에 대해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한국측으로선 야박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미국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신 미국은 막후에서 한국 정부를 적극 도왔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아프간 현지에서 탈레반 관련 각종 정보는 물론 협상과 관련한 자문 및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 주미 대사관 관계자는 "아프간 주둔 미군은 탈레반 소탕작전을 수행하면서도 한국 인질사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극적인 행동은 피하려고 애쓴 것으로 안다"면서 "현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의 대테러 전문가들이 탈레반과의 협상과 관련해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은 외교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파키스탄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을 통해 탈레반 세력에게 인질을 석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데 있어 간접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게도 이 같은 입장을 요구하지 않고, 협상을 도와준 것만도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카드'로 한국과 협상중인 탈레반을 몰아붙인 측면도 있다.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남.중앙아 담당 차관보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군사력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압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고, 아프간 주둔 미군은 실제로 `외곽 때리기' 양상으로 대(對)탈레반 군사활동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이번 인질사태 해결 과정에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한미동맹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미 양국의 협조속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역할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협력모델을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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