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 “가즈니주서 교전… ‘배후조종’ 물라 마틴 등”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을 납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탈레반 사령관 등 16명의 무장세력이 사살됐다고 아프간 정부가 4일 밝혔다.
미국 주도 다국적군은 3일 밤 가즈니주 중부 지역에서 몇 시간에 걸친 교전 끝에 한국인 납치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한 인물로 지목된 물라 마틴을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고 아프간 정부가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알리 샤 아마드자이 가즈니주 경찰서장은 “물라 압둘라와 함께 한국인 납치사건의 핵심 배후 인물인 탈레반 사령관 물라 마틴을 사살했다”며 “물라 마틴은 분명히 숨졌고, 그가 한국인 납치사건의 배후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안다”고 말했다. 카짐 알라야르 가즈니주 부지사도 “마틴은 ‘무척 높은 탈레반’”이라며 “한국인 납치사건 당시 초기에 우리가 그와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마라이 바샤리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도 이날 “마틴은 한국인 납치사건을 주도한 배후 인물”이라며 그가 사살됐다고 확인했다.
인질 납치 기간 이 지역 사령관 압둘라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에도 알려졌지만, 물라 마틴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사령관이다. 가즈니주 경찰은 압둘라는 살해하거나 체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물라 마틴 등 탈레반 무장세력은 한국인 인질들이 버스로 이동하다가 납치된 카불 남쪽 약 180㎞에 위치한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에서 살해됐다.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은 탈레반 무장세력이 카라바그 지역에 숨어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 지역으로 이동 중이었으며, 탈레반이 공격을 해오자 곧바로 반격했다. 사살된 이들은 탄창 등을 차고 무장하고 있었다.
바샤리 대변인은 탈레반 무장세력이 16명 사살된 반면, 다국적군은 단지 “몇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탈레반 쪽은 아직 물라 마틴 등의 살해 주장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아직 독일인 기술자 한 명과 아프간 현지인 네 명을 억류하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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