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잉가 프로젝트’
콩고강 하류 세계최대 수력댐
아프리카 총 전력 수요 웃돌아
아프리카 총 전력 수요 웃돌아
콩고에선 수도 킨샤사나 대도시를 벗어나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전기가 들어와도 수시로 끊긴다. 여유있는 집과 관공서, 회사에선 소형발전기가 필수품이다. 전력부족은 공장 가동과 인터넷 보급의 결정적 장애다. 콩고 산업화와 정보화의 기본 전제는 전력 확보다.
이를 위해 콩고 정부는 ‘그랜드 잉가 프로젝트’(사진)를 추진 중이다. 수도 킨샤사에서 콩고강 하류로 225㎞ 떨어진 잉가(Inga)에 대규모 수력발전용 댐을 건설하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댐의 발전 용량은 3만9천㎿다. 세계 최대 댐인 중국 산샤댐(1만8200㎿)의 두배가 넘는다. 한국의 전체 용량이 6500만㎿인 점에 비춰보면 그 엄청난 규모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랜드 잉가의 발전 용량은 아프리카 전체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도 남는다. 스넬(콩고 국영전기공사)의 지트로카라 은송골레 기술국장은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암흑의 대륙으로 불리는 아프리카의 밤을 환하게 밝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랜드 잉가 프로젝트는 수에즈 운하 건설 이후 아프리카의 가장 중요한 토목공사가 된다. 수백억달러로 추정되는 잉가댐의 건설 재원은 앙골라, 나미비아, 보츠와나, 남아공 등 주변 5개국, 아프리카개발은행, 세계은행 등과 협의해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중국이 잉가댐에 관심을 보여 콩고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이 콩고에서 모든 물은 잉가를 지나간다. 현지어로 ‘그렇다’는 뜻을 지닌 잉가는 콩고강 하류의 지명이다. 적도를 통과하는 콩고강의 초당 평균유량은 4만2800㎥다. 아마존강 다음인 세계 2위다. 수력발전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지금도 잉가에는 1·2댐이 건설돼 있다. 여기서 발전된 전력은 잠비아, 짐바브웨 등으로 이어지는 송전망을 거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까지 공급되고 있다.
글 권혁철 기자, 사진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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