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600만 학생들의 ‘두려운 등교길’

등록 2007-10-04 13:06

등.하교길 위험으로 이번 학기 출석률 15%↓

이라크내 무장세력들의 무차별 테러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초.중등 학생 600만명이 '등.하교길 공포'에 떨고 있다. 대부분 지역에 산재한 테러 위협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 된 채 학교와 집을 오가야하기 때문이다.

영국 BBC 방송은 4일 인터넷판에서 이라크 전역에서 600만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이로 인해 학교 가는 것에 무서워하고 있으며 일부 학부모들은 안전을 위해 자녀들을 학교에 못 가게 붙잡아두고 있다고 전하고 이에 따라 이번 학기 초.중등생 출석률이 지난 학기에 비해 15%나 줄었다고 보도했다.

북부 수니파 지역의 11살 아들을 둔 사흐르씨는 최근 아들 압둘라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방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바그다드가 점차 `무방비 도시'로 변함에 따라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그다드 아다미야 지역에 수니파와 시아파를 구분하는 콘크리트 장벽 건설 이후 미군의 감시망은 더 촘촘해졌다.

이 때문에 압둘라가 미군들의 까다로운 검문 절차를 거쳐 학교에 가려면 종전에 5분 정도면 충분했던 것이 요즘은 1시간 가량 걸린다는 것. 어렵사리 학교에 도착했다고 해도 `폭력의 물결'로부터 아이들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사흐르씨는 "압둘라가 학교 유리창을 통해 총을 든 사람들이 정문 앞에서 사람들을 쏴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 이후 태도가 변했다. 그를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해야한다. 나는 아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티그리스강 서편 시아파 지역에 살고 있는 무하마드(12)도 학교에서 고통을 당하긴 마찬가지. 밖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에 수업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학교에 가고 싶지만 폭발 사고 등 때문에 학업에 집중할 수 없다"고 불평했다. 이어 일부 학생들은 비교적 안전한 지대로 이사를 갔다고 덧붙였다.

이주의 물결은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교사들의 이주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라크 정부에 따르면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지난 2003년 이후 2006년 2월까지 약 180명의 교사들이 숨졌으며 3천250여명이 국외로 도피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도피한 선생들은 2005년에 비해 거의 '두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사들의 `탈출 러시' 속에 쿠르드 지역을 제외한 이라크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기말고사 합격률은 절반에도 못미쳤다. 테러 위협으로 인해 학력 저하 현상마저 뚜렷해진 것이다.

테러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도 있지만 수니-시아파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촉발된 불안한 치안 때문에 떠나는 사람들도 상당한다.

무하마드의 형인 알리(18)는 "대다수의 학생들은 수니파냐 시아파냐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지만 일부 학생들은 시아파가 학교를 장악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은 죽거나 납치될 것을 우려하고 있어 전학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BBC는 수니파와 시아파간 유혈 종파 분쟁이 본격화된 2006년 중반 이전에도 초등생 6명 중 1명 꼴로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