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군수뇌부 인선 둘러싼 정파다툼 추정
레바논 베이루트 동부의 기독교인 거주지역에서 12일 발생한 폭탄테러로 인해 차기 참모총장 후보 물망에 올랐던 장성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7시5분께 대통령궁이 있는 베이루트 동부의 알-바브다 지역에서 차량폭탄으로 추정되는 폭발로 승용차로 출근 중이던 프랑수와 알-하지 레바논 군 작전국장(준장)과 경호원 등 적어도 5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
2005년 2월 시리아와 사이가 좋지 않던 라피크 알-하리리 전 총리가 암살된 이후 반 시리아 정치인과 언론인들을 겨냥한 테러가 잇따랐지만 군 장성을 노린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독교 마론파인 알-하지 장군은 조지 후리 정보국장(준장)과 함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미셸 술레이만 참모총장의 뒤를 이을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이 때문에 이번 테러는 대통령 선출과 군 수뇌부 인선을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정파 간 권력 다툼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바브다 지방청사 밖에서 일어난 폭발로 청사 건물과 주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 여러 대가 파손됐다며 사건 현장의 반경 100m 이내의 창문 유리가 깨질 정도로 폭발이 강력했다고 전했다.
한국대사관 건물에서도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바브다 지역에는 외국 공관들이 밀집해 있다. 주 레바논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아침 출근 시간에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정파 간 다툼으로 기독교계가 맡게 돼 있는 대통령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군 수뇌부를 겨냥한 테러가 발생함에 따라 레바논의 정정 불안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선출권을 쥔 레바논 국회는 지난 9월 이후 8번이나 연기한 대선 회의를 오는 17일 소집할 예정이다. 대통령 선출 문제를 놓고 대립해 온 의회 내의 다수세력과 소수세력은 지난달 23일 임기가 끝난 에밀 라후드 전 대통령의 후임으로 미셸 술레이만(59) 군 참모총장(중장)을 뽑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군참모총장이 곧바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헌법을 고치는 절차 등을 놓고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서방권이 지지하는 다수세력은 내각이 헌법 개정안을 마련해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 주도의 현 내각을 인정하지 않는 소수세력은 의원 입법을 통한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수세력은 대선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각료 지분의 45%를 자신들에 보장하고, 시니오라 총리가 아닌 중립적인 인사가 이끄는 새 내각을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내주로 예정된 대통령 선출 회의도 제대로 열릴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지 언론은 연내는 물론 내년 3월 이전까지도 새 대통령을 뽑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수 정파는 알-하리리 전 총리가 암살된 후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한 친 서방세력으로, 전체 의석 128석 중 대선 회의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3분의 2)에 크게 부족한 68석을 보유하고 있다. 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헤즈볼라가 이끄는 소수 세력은 지난해 11월 각료회의의 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 3분의 1의 각료직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속 각료 6명을 연립내각에서 철수시킨 뒤 현 내각을 축출하기 위한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한국대사관 건물에서도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바브다 지역에는 외국 공관들이 밀집해 있다. 주 레바논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아침 출근 시간에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정파 간 다툼으로 기독교계가 맡게 돼 있는 대통령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군 수뇌부를 겨냥한 테러가 발생함에 따라 레바논의 정정 불안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선출권을 쥔 레바논 국회는 지난 9월 이후 8번이나 연기한 대선 회의를 오는 17일 소집할 예정이다. 대통령 선출 문제를 놓고 대립해 온 의회 내의 다수세력과 소수세력은 지난달 23일 임기가 끝난 에밀 라후드 전 대통령의 후임으로 미셸 술레이만(59) 군 참모총장(중장)을 뽑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군참모총장이 곧바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헌법을 고치는 절차 등을 놓고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서방권이 지지하는 다수세력은 내각이 헌법 개정안을 마련해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 주도의 현 내각을 인정하지 않는 소수세력은 의원 입법을 통한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수세력은 대선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각료 지분의 45%를 자신들에 보장하고, 시니오라 총리가 아닌 중립적인 인사가 이끄는 새 내각을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내주로 예정된 대통령 선출 회의도 제대로 열릴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지 언론은 연내는 물론 내년 3월 이전까지도 새 대통령을 뽑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수 정파는 알-하리리 전 총리가 암살된 후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한 친 서방세력으로, 전체 의석 128석 중 대선 회의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3분의 2)에 크게 부족한 68석을 보유하고 있다. 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헤즈볼라가 이끄는 소수 세력은 지난해 11월 각료회의의 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 3분의 1의 각료직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속 각료 6명을 연립내각에서 철수시킨 뒤 현 내각을 축출하기 위한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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