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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무가베, 야당 후보와 퇴진 협의”

등록 2008-04-01 20:20수정 2008-04-02 04:12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NYT 등 권력이양 협상 보도 잇따라…
가디언 “군 동원 선거결과 부정할 수도”
남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28년 동안 철권통치를 펴온 로버트 무가베(84) 대통령의 퇴진을 둘러싼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외신들이 2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외교 소식통과 짐바브웨 분석가들의 말을 따, 무가베 측근들이 야당 민주변화운동(MDC)의 대선후보인 몰간 츠방기라이와 무가베의 권력 이양에 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민주변화운동 쪽이 군과 정보기관 등과도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츠방기라이가 지난달 31일 여전히 군부에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솔로몬 무주루 전 육군참모총장과 접촉해,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과거의 범죄를 묻지 않는다는 점을 권력기관에 보증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무가베의 극단적 선택을 우려한 츠방기라이와 심바 마코니 등 야당 후보 2명이 1일 하라레에서 비밀리에 만나, 무가베에게 어떤 보복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무가베 퇴진 관련 보도가 잇따르는 것은 무가베 지지 세력에서 상당한 동요가 포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 외교관들은 군 참모들이 무가베가 결선투표를 하더라도 패배할 게 확실하고 권력 이양 이외의 대안이 없다는 점을 확신해, 야당 쪽과의 협상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38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선거지원네트워크는 투표소 표본조사를 통해, 1차 투표에서 츠방기라이가 49.4%, 무가베가 41.8%를 득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집권당의 온건파와 접촉한 민주변화운동 고위 관계자는 이들이 이번 패배로 큰 충격을 받았으며, 무가베를 위해 싸울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무가베가 완패를 당한 것은 아니지만, 결선 투표 자체가 창피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퇴진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돼 짐바브웨 사태가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무가베가 대선 결과를 힘으로 짓밟는 최악의 선택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가디언>은 무가베가 31일 밤 긴급 국방회의를 소집해 야당이 선거승리를 공언하는 것을 막기로 결의했지만, 군 병력 동원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29일 치러진 짐바브웨 대선의 결과 발표가 사흘이나 지연돼 개표 조작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보도가 나와, 짐바브웨 사태는 앞으로 하루이틀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무가베의 ‘반서방논리’에 이용될 것을 우려해 선거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오던 영국, 미국 등 서방국들도 대선결과 발표 지연을 우려하는 논평을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 의장국 슬로베니아의 드미트리 루펠은 무가베가 물러나지 않으면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며, 퇴진을 촉구했다.

박중언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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