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체 ‘사솔’ 32억달러 규모 흑인 노동자 등에 인도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흑인의 손으로 정권이 넘어간 뒤에도 백인들에게 경제력이 집중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흑백 간의 ‘경제권익 나누기’ 노력이 한창이다.
남아공의 에너지화학기업 사솔이 정부의 ‘흑인경제육성정책’(BEE)에 따라 다음달 32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흑인 노동자와 주민에게 넘긴다고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 최근호가 전했다. 2003년 발효된 이 정책이 발효된 이후 최대의 자산 이양이다. 사솔이 넘겨주는 자산은 전체 발행주식의 10%에 해당하며, △4%는 사솔의 흑인 노동자 △3%는 일반 흑인 주민 △1.5%는 흑인이 경영하는 협력사 △1.5%는 흑인단체에게 돌아간다.
흑인경제육성정책은 10%에 불과한 백인이 권력을 행사하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 시절부터 공고하게 자리잡은 경제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 정책으로 기업들은 일부 주식을 흑인과 흑인 지원단체에 인도했고, 흑인 고용을 등한시하면 불이익을 받았다.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2007년 신년사에서 “2004년 전체 주식시장의 3%에도 미치지 못했던 흑인 보유 주식이 5%로 늘었고, 경영 참여율은 24%에서 27%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처가 사솔의 흑인 노동자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효과와 함께 흑인경제육성정책에 대한 인식 개선을 가져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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