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소송 기각…야당 “15일부터 총파업 주도”
대선 결과를 둘러싼 짐바브웨 정국이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4일 짐바브웨 고등법원은 지난 5일 야당 민주변화동맹(MDC)이 지난달 29일 치러진 대선 결과를 선관위가 즉각 발표해야 한다고 낸 소송을 기각했다. 텐다이 우첸나 고등법원 판사는 “소송 비용에 문제가 있어 기각했다”라고 짧게 밝혔다고 <아에프페> 통신이 전했다. 이에 대해 넬슨 차미사 민주변화동맹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매우 실망스럽다. 우리쪽 변호사와 상의해 향후 방침을 정하겠지만, 대선 결과 공개는 매우 급박한 사안”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선관위는 대선 이후 16일이 지난 지금까지 개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원이 대선 결과 공표를 불허함에 따라, 민주변화동맹은 당장 15일부터 총파업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민주변화동맹은 “국민들에게 직접 선거 결과를 공표하지 않는 선관위를 고발하겠다”며 “개표 결과가 공개될 때까지 총파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변화동맹의 모건 츠방기라이 후보는 대선 이후 줄곧 자신이 승리했다고 공언하면서 개표 결과 공개를 촉구해왔다. 반면 집권당인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은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과 츠방기라이 후보 중 누가 이겼는지 밝히지 않은 채, 승자를 다시 결정짓기 위한 재선거를 야당 쪽에 요구해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선관위가 오는 19일부터 23개 선거구의 재검표를 시작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제껏 집권당이 요구한 22개 선거구의 재검표를 수용한 것으로, 단 1개 선거구의 재검표 필요성을 인정해온 야당의 요구를 무시한 결정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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