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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 푸대접 받은 카터, 팔레스타인서 환대받아

등록 2008-04-16 01:53

이스라엘에서 소홀한 대접을 받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방문해 환대를 받았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중동 방문 사흘째인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라말라를 방문했다.

그는 라말라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해 하마스 간부인 나세르 샤이르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샤이르는 지난해 6월 붕괴한 하마스 주도의 자치정부 내각에서 부총리와 교육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카터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환영행사에서 샤이르를 반갑게 껴안고 서로 볼에 키스하는 아랍식 인사를 나눴다고 배석했던 팔레스타인 관리가 전했다.

카터는 또 라말라 방문 중 야세르 아라파트 전 자치정부 수반의 묘지를 참배하고 헌화했다.

아라파트는 이스라엘 군의 감시를 받으며 자치정부 청사에서 연금생활을 하다가 2004년 11월 갑자기 건강이 악화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아라파트 묘소를 참배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으며, 지난 1월 라말라를 방문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아라파트 묘소에 들르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카터의 이 같은 행보가 이스라엘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카터가 2006년 한 저서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정책이 남아공의 악명높은 인종차별 정책이었던 아파르트헤이트와 같다고 비판한 뒤부터 그를 기피 인물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카터가 이번 라말라 방문 중 하마스 인사를 접촉한 데 이어 오는 18일 시리아에서 하마스 최고 지도자인 칼리드 마샤알을 만나기로 한 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카터는 14일 저녁 도착해 15일 하루 일정을 소화한 이스라엘에서는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를 만나지 못하고, 대내 정보기관인 신베트의 경호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등 박대를 당했다.

카터는 또 하마스가 장악한 팔레스타인 지역인 가자지구를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국경로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이스라엘 당국이 협조하지 않아 이 계획이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현 미국 정부도 카터에게 하마스와 접촉하지 말라고 압박을 넣고 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으로 활동하던 시절인 1978년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캠프 데이비드 평화협상을 중재한 경험이 있는 카터는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은 역효과를 낳는다"며 대화 조차 기피하는 분쟁 당사자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접지 않고 있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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