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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기름값 폭등에 중동은 ‘달러 꽃피는 천국’

등록 2008-04-25 22:31

중동 금융의 허브로 급부상한 연면적 40여만㎡ 부지의 두바이국제금융센터의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두바이/연합뉴스
중동 금융의 허브로 급부상한 연면적 40여만㎡ 부지의 두바이국제금융센터의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두바이/연합뉴스
5년새 1조5천억달러 벌어들여
사우디 200만명 수용도시 등
인프라 건설에 오일머니 ‘펑펑’
원자재 · 곡물값 상승 초래도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의 오일달러 현황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의 오일달러 현황
웅장한 조형물, 온통 꽃들로 가득한 사막, 물이 흐르는 인공 하천, 인공눈이 뿌려지는 스키장 슬로프….

1990년대 한때 배럴당 9달러에 불과했던 국제 유가가 최근 100달러대의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산유국들이 밀집한 중동에서 나타난 변화의 단면들이다. 경제 주간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웰컴 투 파라다이스’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통해 ‘오일머니’가 “모래지옥의 아라비아반도를 천국으로 바꿔놓았다”고 보도했다.

요즘 중동 국가들은 넘쳐나는 오일머니를 주체하기 힘들 정도다. 국제금융연합회(IIC)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오만·바레인·쿠웨이트·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이 지난해 석유 수출로 3810억달러(약 380조원), 가스 수출로 260억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유가가 100달러대를 지속한다면, 지금부터 2020년까지 이들 국가가 벌어들일 오일머니가 9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오일머니가 급속히 불어나면서 그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은 2002~06년 석유류 수출로 벌어들인 1조5천억 달러 가운데 약 1조달러를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자재와 생필품 등의 수입에 썼다. 나머지 5420억달러는 국제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세계 금융계의 판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동의 ‘국부 펀드’가 금융질서에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오일머니는 주로 미국 재무부 채권과 주식에 투자되고, 외국 기업의 인수 합병 자금으로도 쓰이고 있다고 국제금융연합회는 밝혔다. 이들 국가의 해외 자산은 지난 한해만 2150억달러가 늘어, 누적액이 1조8천억달러나 된다.

중동 국내에 투자되는 오일머니의 대부분은 도로·도시·항만 등 대형 인프라 건설에 쓰인다. 걸프협력회의는 1년 전에 비해 43%가 늘어난 1조9천억달러에 이르는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거나 이미 착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2016년 완성을 목표로 2천개의 공장, 2백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압둘라왕 경제 도시’(KAEC)를 비롯한 6개의 인공도시를 건설 중이다.

오일머니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산유국들의 넘쳐나는 오일머니가 인플레이션과 비석유 부문의 공백 등 “새로운 문제점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2월 물가인상률이 18년 만에 최고치인 11.1%를 기록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에서도 물가 인상률이 두자릿수였다. 기름값 상승이 국제 원자재와 식량가격 상승의 형태로 산유국들에게 ‘부메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석유를 퍼내는 것 이외에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다른 산업에 대한 투자가 소홀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잡지는 또 오일머니가 과거 사막에 살던 중동인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바꿔, 중동이 당뇨병 환자로 넘쳐나고 있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고층 건물에 살고, 높은 도로 포장률로 활동량이 줄어든 게 주요 원인이다. 아랍에미리트 인구의 거의 20%, 사우디 16.7%, 바레인 15.2%, 쿠웨이트 14.4%가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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