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경찰, 지난달 알마부 암살 관여 가능성 제기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조직인 하마스 고위 간부에 대한 독살 의혹 파문이 커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경찰은 31일, 지난달 20일 두바이의 한 고급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마무드 압둘 알마부의 암살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관여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두바이 경찰당국은 “유럽 여러 나라의 여권을 소지한 최소 7명 이상을 알마부의 암살 혐의자들로 지목하고 있다”며, “여권 소지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국가들과 접촉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자체 웹사이트에서 “순교자 알마부의 암살에 적(이스라엘)들의 책임이 있으며, 적들은 그에 대한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알마부의 주검을 검시한 하마스 당국은 알마부가 전기에 감전된 뒤 독극물을 적신 천조각에 질식돼 살해됐다고 밝혔다. 알마부는 이전에도 수차례 암살 위기를 넘겼으며, 눈길을 끌지 않으려고 위조여권을 소지한 채 경호원 없이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알마부 암살 개입 여부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국방부는 31일 알마부가 이란제 무기를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들여오는 역할을 해온 핵심인물이라고 지목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스라엘은 오래 전부터 팔레스타인 지휘부에 대한 암살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마부의 형 파예크는 자신도 암살 표적이었으며, 몇 달 전 시리아 다마스커스에 살던 자신의 아버지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실려갔을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독극물 중독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최고지도자인 칼레드 마샬도 1997년 요르단에서 독살될 뻔 했으며,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창설자 야세르 아라파트도 2004년 의문의 뇌출혈로 사망한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독살설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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