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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또 ‘핏빛 종교전쟁’

등록 2010-03-08 20:35수정 2010-03-09 07:22

나이지리아 종교분쟁 발생 지역
나이지리아 종교분쟁 발생 지역
이슬람-기독교 충돌 500여명 사망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서아프리카의 대국 나이지리아에서 또다시 500명 이상이 살해되는 유혈충돌이 발생했다.

총과 머셰티(원주민용 큰 칼)로 무장한 폭도들은 7일 새벽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의 주도인 조스에서 기독교도들이 주로 거주하는 남부 3개 마을을 습격했다. 현지 인권단체 관계자는 일부 주검들은 불에 타 알아볼 수 없을 정도여서 얼마나 죽었는지 말하기 어렵다면서 이날 오후 현재 집계된 주검만 적어도 200구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플래토주 주지사 보좌관은 <에이피통신>과 전화에서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이날 새벽 3시께 무장폭도들이 마을을 포위한 뒤 집에 불을 지르고 공중으로 총을 쏘면서 위협해 집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동물 잡는 덫과 망을 이용해 잡아 살해하는 등 3시간여 동안 살육을 저질렀다며, 폭도들이 무슬림의 방언인 하우사-풀라니어를 쓰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굿럭 조너선 대통령 대행은 플래토주와 인근 주 등 종교적인 유혈충돌이 빈발하는 이른바 ‘중부벨트지역’에 대해 전면경계령을 내리고 살육에 가담한 95명을 체포했다. 플래토주 대변인은 풀라니족(무슬림)의 지도자 살레 바야레에 대한 체포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슬람 우세지역인 북부와 기독교 우세지역인 남부지역의 중간에 있는 조스 지역은 북부의 이슬람지역과 남부의 기독교지역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유혈사태가 빈발해 선거를 치르기도 힘든 지역으로 분류되어 왔다. 두 종교 간 갈등으로 2001년 1000명, 2004년 700명, 2008년 300명이 사망했고, 지난 1월에도 326명(인권단체 추산 550명)이 사망했다. 이슬람을 믿는 풀라니족과 기독교를 믿는 베롬족은 가축을 훔친 것이 발단이 돼 보복의 악순환을 벌이고 있으며, 이번 공격은 지난 1월 무슬림 쪽 풀라니족의 사망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종교갈등은 중동에서처럼 국제적인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된 갈등이라기보다는 지역적인 문제에 원인이 있다. 특히 조스 지역의 경우 무슬림들은 기독교당의 주정부가 일자리와 이권을 기독교도에게만 주고 있다고 불만을 갖고 있다. 1999년 군정 이양 당시 이슬람 북부와 기독교 남부의 정치지도자들은 남북 분열을 막기 위해 한쪽이 두차례 임기의 대통령을 차지할 경우 다른 쪽은 부통령직을 맡고, 이후 정·부통령의 출신을 바꾸도록 합의해 ‘불안한 통합’을 유지하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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