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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오바마 깊어지는 고민

등록 2011-02-11 19:38수정 2011-02-11 22:50

무바라크-군-시위대 사이 힘겨운 ‘줄타기’ 불가피 상황
이집트 군부 ‘무바라크 즉각 퇴진’ 거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사임 거부 의사를 강하게 밝히면서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무바라크의 사임 거부에 대해 성명을 내어 “더 구체적인 정권 이양 계획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를 방문한 뒤,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지켜봤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하고, 회의 뒤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집트 정부가 국민에게 정권 이양을 약속했지만 이런 변화가 얼마나 즉각적이고 의미있게 이뤄질지, 혹은 충분할지 명확하지 않다”며 “더 신뢰할 만하고, 구체적이며, 모호하지 않은 민주화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군부가 코뮈니케(성명)를 통해 즉각 퇴진을 거부한 무바라크의 입장을 지지하는 뜻을 밝힌 것도 미국으로선 부담이다. 군의 이런 태도가 크게 보면 미국이 주장해온 ‘질서있는 전환’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없지 않지만, 외견상으론 미국에 반기를 든 무바라크의 손을 들어준 꼴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애초 무바라크 대통령이 10일 연설을 통해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 이집트 정국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집트 정부 사이에 모종의 대화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세계가 이집트에서 펼쳐지는 역사, 변화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한 것이나,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하원 청문회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 것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10일 밤 회견에서 “외국의 강권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즉각 사임은 물론, 오바마 행정부의 요구사항인 비상계엄령 즉각 해제마저 정면으로 거부하자 미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슬람 국가 중 대표적 친미파였던 무바라크가 사실상 미국과의 단절을 선언함에 따라 미국으로선 현 이집트 지도부를 통한 ‘점진적 변화’라는 원래 구상이 밑동부터 흔들리게 된 판이었다. 11일 군부가 내놓은 코뮈니케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미국이 이집트 군부와 모종의 상황타개책을 모색하고 있을 수도 있다. 최근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과 5번이나 전화 협의를 한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10일 전화통화에서 “군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을 요청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으로서는 당분간 군부, 무바라크 대통령,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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