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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전운 짙은 트리폴리…유혈사태 최악 치닫나

등록 2011-02-27 20:35

시위대, 무차별 진압에도 트리폴리 일부 접수
카다피 “피의 보복”…지지자들에 무기고 개방
둘째아들 “대화” 밝혔지만 실행나서진 않아
끝 안보이는 리비아

지난주 중반부터 트리폴리 동쪽 도시들뿐 아니라 서부도 장악하기 시작한 시위대와 반정부 무장세력은 갈수록 기세를 올리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65㎞ 떨어진 사브라타도 26일(현지시각) 시위대가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사브라타는 지난주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이 싸운 자위야의 바로 옆으로 로마시대 유적으로 유명한 도시다.

지난 25일 금요기도 뒤의 반정부 시위가 무자비하게 진압됐지만, 트리폴리에서도 시위대가 장악했다는 지역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도심 동쪽의 노동자층 거주지역 타주라에서 정부군이 시위 진압을 포기하고 떠났다고 현지 주민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타주라 주민들은 바리케이드를 쌓고 정부군이나 친카다피 민병대의 재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시위대 수중에 떨어진 트리폴리 동부 도시 미수라타에서는 정부군이 탱크를 동원한 반격으로 26일 공군기지의 상당 부분을 탈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정부 세력은 그러나 이 일대 전투에서 장성급인 육군 여단장과 공군 사령관을 사로잡았다고 밝혔다.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시위대 편으로 돌아선 리비아군의 아흐메드 가트라니 준장은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에서 “정부군과 시민군으로 구성된 소규모 부대를 보냈는데 이미 트리폴리 근교에 도착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과도정부 구성까지 발표돼 카다피의 국내외적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과도정부 구성과 관련해 카다피와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카다피 출신 부족인 카다파는 용서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시위대 편에 선 알리 아우잘리 미국 주재 리비아 대사는 “미국 등은 (과도정부를 이끄는) 압델 잘릴을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국 정부들의 지지를 확보할 경우 과도정부는 카다피 정권 축출에 중요한 지렛대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이 불리해질수록 카다피는 더 많은 피를 요구하는 전술에 기댈 가능성이 크다. 트리폴리의 한 주민은 26일 외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카다피 지지자들이 혁명위원회 본부에서 총을 타갔다”고 말했다. 전날 카다피가 지지자 1000여명에게 “적당한 때가 되면 무기고를 열 것이고, 그러면 모든 부족이 무장해 리비아는 불길로 빨갛게 물들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카다피는 이날도 여러번 복수를 부르짖는 등 갈수록 광기 어린 행태를 보이고 있다.


카다피의 둘째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은 26일 시위대와 대화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혀 한때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가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 이날 대화와 타협의 움직임은 전혀 일지 않았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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