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금융결제 중단”
이탈리아·영국도 동의
유럽연합 “11일 정상회담”
이탈리아·영국도 동의
유럽연합 “11일 정상회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배수진을 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돈도 그중 하나다. 카다피는 돈으로 민주화 시위대 학살에 앞장선 용병을 사들일 수 있었다. 그가 많게는 리비아 땅의 80%를 잃은 상황에서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도 여전히 ‘충성심’을 살 수 있는 돈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그의 ‘오일머니’ 통로마저 차단하고 나서면서, 그는 더욱 궁지에 내몰릴 전망이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28일(현지시각) 앞으로 60일 동안 리비아와 모든 금융 결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돈거래가 중지되면 리비아에 대한 석유 수입국들의 대금 지급도 동결된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카다피에 대한 압박 수단의 하나로 제안된 60일간 리비아에 대한 석유대금 결제 동결에 이탈리아와 영국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리비아 전체 석유 수출량 가운데 독일(14%)을 비롯한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스위스 등 유럽이 85%를 차지한다. 리비아 전체 재정 수입의 80% 안팎에 이르는 원유 수출은 “오랫동안 카다피 수입의 주요한 원천으로, 트리폴리에 있는 국영 석유회사로 입금돼 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카다피는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유럽연합(EU)은 리비아 유전지대의 80%가 반정부세력의 통제 아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리비아 내 5곳의 정유시설 가운데 자위야, 라스 라누프, 엘브레가, 투브루크 등 최소 4곳 이상이 반정부 시위대 손에 넘어간 상태다. 유럽연합은 오는 11일 리비아 위기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다.
군사적 제재까지 준비중인 미국의 카다피에 대한 경제적 압박도 한층 높아졌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카다피 가족과 리비아투자청 등이 보유한 미국 내 300억달러(약 33조원)의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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