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 군사개입’ 반대할듯
나토 “유엔결의 없는 행동 검토”
나토 “유엔결의 없는 행동 검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의 메시지를 전할 리비아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집트에 도착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9일 전했다.
이날 리비아 국적의 소형 제트기 한대가 그리스의 항공 관제구역을 통과해 카이로에 착륙했다. <에이피> 통신은 리비아대사관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이집트 관리를 인용해 리비아군 병참·보급 책임자인 압둘 라흐만 빈 알리 사이드 자위 소장이 카다피의 메시지를 갖고 와 이집트 군부와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군은 석유시설이 있는 라스라누프를 9일 다시 공습하는 등 대대적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국제사회 제재로 리비아 석유수출이 마비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이번 메시지 내용이 주목된다. 카다피는 8일 밤 외신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트리폴리의 한 호텔을 예고 없이 찾아 건재를 과시하며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은 “외세가 리비아의 석유를 차지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이번 주말 카이로에서 열릴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담이 군사개입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 이를 반대하는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없이 유럽연합과 아랍연맹 등의 동의를 얻는 군사행동을 검토중이다. 비행금지구역 설정보다는 한단계 낮은 수위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해·공군을 동원한 인도적 지원 및 해상봉쇄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캐서린 애슈턴 외교대표는 이날 군사작전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며 “(회원국 국민의) 리비아 탈출과 인도주의 구호활동을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의 한 관리는 <워싱턴포스트>에 “안보리 결의 대신 리비아에서 반경 5천마일 이내의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거느린 아랍연맹과 아프리카연합, 나토, 그리고 유럽연합의 지지를 얻는다면 일정 수준의 정당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프랑코 프라티니 외무장관도 미·영 외무장관들과의 통화에서 나토와 유럽연합, 아랍연맹 등의 지지가 있는 경우 기지 이용을 허용할 뜻을 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군사개입의 수위는 10일 나토 국방장관회의 및 유럽연합 외무장관회의, 11일 유럽연합 특별정상회의, 주말 아랍연맹 및 아프리카연합 회의 등을 거치며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김영희 류재훈 기자 d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