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영국 주도…중·러·독 등 5개국 기권
미 ‘아군안전 위한 선제공격’ 주장은 거부돼
미 ‘아군안전 위한 선제공격’ 주장은 거부돼
17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73호는 리비아 반군에 대해 절대적 우위를 보여온 리비아 정부군의 공군력을 봉쇄 저지하는 데 일차적 목적을 두고 있다.
이 결의는 유엔의 무력사용을 규정한 헌장 7조에 근거해 △민간인 보호 △비행금지구역 설정 △무기금수 이행조처 △비행 금지 △자산 동결 △여행 금지 △전문가 패널 설치 등 8개 영역에 걸쳐 모두 29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결의안은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공군력 사용이 핵심이다. 또 리비아 내 모든 세력에 즉각적인 정전을 요구하면서, 카다피 정권에 대해 모든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도 강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외교관들을 인용해, 이 결의가 방공망에 대한 공격과 함정의 대공미사일에 대한 공격 등 비행금지구역이 효력을 갖기 위한 폭넓은 군사적 조처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은 안보리 소식통을 인용해 “비행금지구역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치 않으며 이번 결의는 벵가지로 진격하고 벵가지에 포격을 가하는 정부군 탱크과 함정에 대해서도 공중공격을 허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결의안 해석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 결의는 비행금지를 이행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처’라고만 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결의는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하고 미국은 한발 물러선 모양새를 보였다. 그 이유는 미 국방부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앞서 리비아 정부군의 방공시스템 같은 목표를 폭격하는 것을 비롯해 아군의 항공기와 조종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선제공격이라는 점에서 일관되게 외세의 개입에 대해 반대해 온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를 얻을 수 없었다.
독일도 어떤 군사 개입도 반대한다며 이번 결의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중동지역의 민주화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논리로 기권했다. 5개국이 기권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결의는 나토 등 유럽 국가 내부에서도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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