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알아라비야
군사작전 우호적 태도
군사작전 우호적 태도
리비아 사태를 보도하는 아랍권 양대 방송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가 이라크전 때와는 달리 서구의 군사적 개입에 눈을 감는 듯한 태도를 취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리비아의 반정부 세력에 동조하던 두 방송이 서구의 군사적 개입에도 별다른 반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랍권 민심의 반발을 우려하는 서구로서는 영향력이 큰 두 방송사의 사실상의 ‘후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자지라>는 지난해 12월 튀니지에서 시작한 민주화 바람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시위 양상과 무자비한 진압을 크게 보도하는 <알자지라>가 아랍권 독재자들의 1호 공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 방송 출연자들은 정부군한테 목숨을 잃은 리비아 시민을 “순교자”로 표현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조차 미국과 유럽 군대를 “십자군”으로 부르지만, <알자지라>는 “서구의 군사 작전”이라고 묘사할 뿐이다. <알아라비야>도 리비아 사태를 서구와 아랍 주권국의 충돌이 아니라 독재자와 저항 세력의 싸움으로 보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카타르 왕실이 투자해 1996년 설립된 <알자지라>는 “아랍의 <시엔엔>(CNN)”으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쪽 돈으로 만들어진 <알아라비야>는 후발주자로 <알자지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두 방송은 ‘왕실 언론’이라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알자지라>의 태도는 다국적군 쪽에 전투기 4대를 보낸 카타르 정부의 입장과 통한다. 두 방송은 자신들의 근거지인 걸프지역의 또다른 왕정국가인 바레인의 민주화 시위는 소극적으로 다룬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