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 사무총장 밝혀
유럽국가들 난민수용 곤혹
유럽국가들 난민수용 곤혹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이 엿새째 진행된 가운데 리비아 탈출 행렬도 가속화하고 있다. 공습에 참가한 북아프리카의 지중해 건너편 유럽 국가들 일부는 리비아 공습이 대규모 난민 유입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에서 “리비아 사태 이후 33만명 이상이 리비아를 빠져나갔으며 9000명이 접경 국가인 이집트와 튀니지 국경 지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반 총장은 “향후 몇주 내에 리비아로부터 25만명 정도의 난민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튀니지, 이집트의 유혈 사태로 촉발된 난민 문제가 리비아로 확산되면서 북아프리카 일대에 거대한 난민촌이 형성될 상황에 놓이자 지중해 건너편의 유럽 국가들, 특히 이탈리아가 가장 큰 걱정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최근 330명의 난민을 태운 리비아 선박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온 이 선박은 현재 조난 구조를 요청한 상태이며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섬인 람페두사 인근에 머물고 있다. 람페두사섬에는 이미 튀니지로부터 온 4300명의 난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럽연합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유럽연합 전문 매체인 <유로폴리틱스>는 세실리아 말름스트렘 유럽연합 내무담당 집행위원이 최근 난민 문제에 대해 유럽과의 공동 대응을 주문한 이집트 과도정부 당국자를 만나 “이집트 영토 내로 유입되는 난민들을 차단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세실리아 집행위원은 “유럽연합이 회원국들에 난민 수용을 강요할 순 없지만 각국이 인권 측면에서 선의를 갖고 접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난민문제에 소극적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구체적 방안을 밝히진 않았지만 “리비아 난민문제에 대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은 24일 난민 문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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