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회견장에 정부군 ‘난입’
외신, 피해여성 끌어내는 영상 보도
외신, 피해여성 끌어내는 영상 보도
리비아 정부 보안요원들이 외국 기자들이 머무는 숙소에서 “카다피 쪽 군인들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리비아 여성의 기자회견을 일방적으로 제지하면서 기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26일 오전 이만 오베이디란 여성이 수도 트리폴리의 릭소스 호텔에 있는 기자들을 찾아와 “반군의 거점인 동부지역 벵가지에서 왔다는 이유로 지난 23일 트리폴리 검문소에서 체포돼 구금됐다”며 “이틀 동안 술에 취한 군인 15명이 수갑을 찬 나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들은 나의 몸에 대소변을 보기까지 했다”며 “인근 주민들의 도움으로 검문소를 간신히 탈출했다”고 밝혔다. 30대로 추정되는 오베이디는 기자회견 당시 얼굴에 상처가 나 있었으며 몸 군데군데 타박상을 입고 있었다.
기자회견장에 정부 보안요원들이 난입해 그를 호텔 밖으로 끌어내는 영상은 외신들을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 보안요원들은 그의 입을 틀어막고 천으로 얼굴을 덮기도 했으며 호텔 정문에 미리 대기한 자동차에 억지로 밀어넣어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보안요원들과 취재기자들 간 몸싸움이 일어났으며 방송카메라 등이 부서졌다고 <시엔엔>(CNN)이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오베이디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곧장 진화에 나섰다. 무사 이브라힘 정부 대변인은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데, 조사관들은 그가 술에 취해 이런 주장을 했으며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여성이라고 말했다”고 집단 성폭행 주장을 부인했다. 하지만 <알자지라>는 트리폴리의 통신원 말을 인용해 “정부는 처음에 그의 음주를 원인으로 들었으나, 나중에 다시 호텔을 찾은 정부 당국자는 ‘그는 현재 보호관리 아래 잘 지내고 있으며 이번 일은 강간 사건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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